정부가 디지털 트윈을 기반으로 각종 정책과 행정서비스를 시뮬레이션하는 'K-행정모델'(가칭)을 만든다. 지하와 지상을 아우르는 대규모의 디지털 트윈 가상세계 시스템 구축 작업도 추진한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디지털트윈 시스템 구축과 행정 서비스를 아우르는 정보화전략계획(ISP) 사업을 조만간 시작한다.
디지털 트윈은 공간과 건물·도로 등 물리적인 객체를 가상세계에 쌍둥이(트윈)처럼 구현하고 각종 데이터를 결합해 국토·도시 문제 해법을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디지털 트윈은 한국판 뉴딜 핵심 과제 가운데 하나다. 정부는 국토 안전 관리 강화를 위해 디지털 트윈을 지목하고 주요 사업으로 △전국 3차원 지도 △지하공간통합지도·지하공동구 지능형 관리시스템 △정밀도로지도 구축 등을 추진키로 했다.
초기 계획에서는 지도와 지하공간 기반 구축에 초점을 맞췄지만 시스템 범위를 넓히고 행정 모델까지 발굴하는 사업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ISP를 상반기에 진행한다.
ISP는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추진된다. 지상과 지하를 아우르는 대형 디지털 트윈 시스템 구축 방향과 함께 지방자치단체가 디지털트윈 기반 행정 서비스를 도입할 수 있는 틀을 제시한다. 지자체 지원 사업을 통해 어떤 제도가 필요한지도 파악한다. 국토부는 올해 지방자치단체 지원 예산으로 35억원을 확보했다. 지상·지하 디지털트윈 사업은 올해 연구를 통해 내년 예산을 확보해 사업을 추진한다.
디지털트윈 ISP는 정부가 주도해 데이터를 관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디지털 트윈은 공간정보에 인구·교통량 등 서비스에 따른 여타 데이터를 융합해야 한다. 데이터 표준화가 필수다.
디지털트윈은 사고를 예방하고 정책집행 예산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 여러 기관이 시도하고 있지만 데이터 연계 문제를 쉽사리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전주시와 한국국토정보공사(LX)가 스마트시티 디지털 트윈 시범사업을 진행한 바 있다. 디지털 트윈으로 도로 위험 발생 지역을 예측하고 천만 그루 나무 심기 입지를 선정하는 등 공공정책을 사전에 시뮬레이션해 보는 모델로 각광을 받았다. 이 사업에서도 전주시 데이터를 가져오고 일정한 포맷으로 만드는 과정이 난제의 하나였다.
아직 국가 차원으로 서비스를 진행한 적이 없어 데이터 연계를 위한 표준이나 가이드라인 역시 없다. 정부가 디지털 트윈 기반으로 행정 서비스 발굴에 나섬에 따라 국가 차원의 데이터 관련 작업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함께 국토부는 도심지 등 주요지역 지형을 3차원으로 구축하고 12㎝급 고해상도 영상지도도 작성한다. 지하공간 3차원 통합지도도 마련하고 자율차 핵심 인프라인 정밀도로지도도 확대 구축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하공간뿐만 아니라 지상세계까지 아우르고 이를 정부·지자체는 행정 서비스에, 민간은 인프라로 활용하는 디지털 트윈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라며 “지자체가 디지털 트윈 기반 행정서비스를 마련할 수 있도록 틀과 방향에 대한 연구도 병행한다”고 설명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