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2020년 세계 자동차 판매량 5위를 기록했다. 제너럴모터스(GM)를 누르는 데 성공했으나 최근 합병을 끝내고 '스텔란티스'로 출범한 피아트크라이슬러(FCA)와 푸조시트로엥(PSA) 합산 판매량을 넘어서진 못했다. 1~3위는 폭스바겐, 토요타, 르노-닛산-미쓰비시가 차지했다.
26일 글로벌 자동차 판매 집계 전문업체 포커스투무브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해 652만대를 판매해 세계 자동차 판매량 순위 5위에 이름을 올렸다.
현대차그룹은 다른 완성차 업체 대비 판매량 감소율이 낮은 게 돋보였다. 판매량은 2019년 대비 10.4% 줄어드는 데 그쳤다. 국내 코로나19 방역 효과로 내수 판매가 수출 감소를 일부 상쇄한 효과다. 정부가 승용차 개별소비세를 인하하면서 판매량이 증가, 현대차와 기아 모두 국내 판매량이 전년 대비 성장했다. 세계 자동차 시장 점유율은 8.1%로 집계됐다.
현대차그룹은 중국 판매량 부진에도 GM을 누르는 데 성공했다. 현대차가 고전하는 중국 시장에서 GM은 지난해 290만대 가까이 판매하는 성과를 올렸지만 총 판매량은 현대차를 밑돌았다. 현대차가 중국 시장에서 판매량 반등에 성공하면 4위까지 넘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4위는 최근 합병법인을 출범한 스텔란티스다. FCA는 390만대, PSA는 291만대를 팔아 각각 8위와 9위를 차지했으나 합산하면 681만대로 4위로 나타났다. 점유율은 8.5%로 현대차그룹을 0.4%포인트(P) 앞섰다.
세계 자동차 판매량 1위를 차지한 완성차 업체는 폭스바겐이다. 폭스바겐은 전년 대비 14.5% 줄어든 931만대를 팔았으나 1위를 유지했다. 시장 점유율 11.6%를 기록했다.
토요타는 890만대를 팔아 폭스바겐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판매량이 12% 감소했으나 점유율은 0.1%P 상승한 11.1%를 기록했다.
프랑스 르노그룹과 일본 닛산, 미쓰비시로 구성된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는 795만대를 팔아 3위를 차지했다. 자동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20.5% 급락해 상위 완성차 업체 중에서도 하락 폭이 컸고, 시장 점유율도 9.9%로 10%를 밑돌았다.
스텔란티스, 현대차그룹, GM에 이어 7위는 혼다(450만대), 8위는 포드(415만대)가 차지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스텔란티스, GM과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판매량 격차가 26만~29만대에 불과해 순위 변동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표>세계 주요 완성차 업체 2020년 판매량(자료: 포커스투무브)
박진형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