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1세대 대형 주차장 업계가 적자에 몸살을 앓으며 체질 개선과 인수합병(M&A) 등 대대적 변화를 시작했다. '모빌리티+주차장' 융합 서비스 등 안정적 수익확보를 위한 복합 모빌리티 업체로 변신이 기대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파킹클라우드가 구조조정에 들어간 데 이어 올해 AJ파크가 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 AJ파크 최대주주인 AJ네트웍스는 휴맥스를 비롯해 복수 업체로부터 인수의향서(LOI)를 받았다. 휴맥스와 우선 협상 중이다. 휴맥스는 주차장 업체 하이파킹을 보유하고 있으나 사업 확대를 위해 인수 의사를 타진했다. 카셰어링·전기차 충전 등 계열사 사업과 시너지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인수가 성사되면 스마트 주차 정산 솔루션 기술도 내재화할 수 있다.
AJ네트웍스는 매각 희망가와 인수 희망가 격차가 클 경우 휴맥스가 아닌 다른 업체로 선회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AJ네트웍스는 AJ셀카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VIG파트너스를 선정했지만, 신동해홀딩스에 최종 매각했다.
AJ네트웍스는 AJ파크가 2019년에 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 코로나19로 업황이 악화되자 매각을 결정했다. 다만 AJ파크 자회사였던 AJ오토파킹시스템즈는 AJ네트웍스 자회사로 편입한 상태다. 추후 매각 추진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AJ파크는 2019년 별도 기준 영업손익 적자를 기록했다. 매출 860억원, 영업손실 432억원이다. 매출은 전년 대비 10.9% 감소했고 영업손익은 전년 142억원에서 적자 전환했다. 유동비율도 68.5%로 좋지 않다. 해외 시장에 진출했으나 뚜렷한 성과가 나오지 않은 것도 실적에 부담이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로 영업환경이 더 좋지 않았다. 대중교통 기피 현상으로 오피스 지역 주차장 이용률은 늘었으나 마트·병원·학교·공항·관광지 등을 찾는 사람은 오히려 줄었다. 주차장 이용률 저하에 신규 자동화 장비 도입 수요가 급감했다.
또 AJ그룹이 사업 재편 과정에서 모빌리티 계열사를 정리하면서 AJ파크가 시너지를 낼 그룹 내 계열사가 없어졌다. AJ네트웍스는 AJ렌터카·AJ캐피탈·AJ셀카를 매각하고 링커블을 청산한 바 있다.
주차업계 관계자는 “시장 경쟁 과열과 실적 악화, 시너지를 낼 계열사 부재로 방향성을 잃으면서 시장 매물로 나왔다”며 “아직 모빌리티 시장에서 주차장이 여전히 주목받는 만큼 다른 모빌리티 서비스와 연계하는 방안이 현재 최상책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파킹클라우드는 지난해 말 구조조정을 거쳐 조직을 재정비 중이다. 늘어난 적자 규모 탓이다. 영업손실 규모는 2016년 56억원에서 2019년 97억원으로 커졌다. 여러 신사업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수익성이 나빠졌다.
이미 파킹클라우드는 조직 슬림화와 영업력 강화에 초점을 맞춰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임직원 500여명 중 150여명을 줄이고 주차면수를 늘리는 데 역량을 집중했다. 신사업을 추진하거나 제휴를 확대하려면 주차면수가 많아야 한다는 판단이다. 향후 다른 모빌리티 서비스와 강도 높은 협업을 추진할 전망이다.
파킹클라우드 관계자는 “당분간 영업 역량을 강화하고 회사 수익성을 개선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
AJ파크 매각…휴맥스와 우선 협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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