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파이가 2일 한국 서비스를 시작했다. 음원 업계는 넷플릭스가 단기간에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 1위에 올라선 것과 같은 사례가 음원 시장에서 재현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스포티파이는 6000만개 이상의 트랙과 40억개 이상의 플레이리스트를 보유했다. 이용자는 3억2000만명으로, 세계 음원 스트리밍 시장의 30% 이상을 차지한 최대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이다. 이보다 앞서 지난해 말 '2021년 상반기 국내 서비스 출시'를 예고했다.
스포티파이는 “세계 최대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으로 발돋움하게 해 준 혁신적 '개인화' 기술 서비스를 한국에 선보인다”면서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삼성 모바일과 TV 등 다양한 기기 및 애플리케이션(앱) 환경에서 음악을 즐길 수 있는 호환성·편의성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내 서비스는 톱·장르·테마·아티스트별 한국 전용 플레이리스트를 제공한다. 음원 추천 기술 기반의 알고리즘형 플레이리스트도 선보였다.
'데일리 믹스'는 이용자가 즐겨 듣는 음악과 새로운 추천곡을 제공한다. '신곡 레이더'는 매주 금요일 본인 취향에 맞는 새로운 음원을 선보인다. '새 위클리 추천곡'은 매주 월요일 개인 음악 취향과 음악 감상 습관에 따라 구성이 달라진다.
요금제는 2인제 '프리미엄 듀오'(월 1만6350원, 이하 부가세 별도)와 '프리미엄 개인'(월 1만900원, 부가세 별도) 두 가지다. 해외에서 출시된 것처럼 중간에 광고가 나오는 대신 음악을 무료로 듣는 기능은 빠졌다.
가입 시 별도의 신용카드 정보 입력 없이 프리미엄 서비스를 모바일로 7일 동안 무료로 체험할 수 있다. 올해 6월 30일까지 구독 시에는 신용카드 정보 입력과 함께 3개월 무료 이용 혜택이 제공된다.
박상욱 스포티파이코리아 매니징 디렉터는 “국내 이용자와 아티스트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아티스트, 레이블, 유통사 등 다양한 파트너와 긴밀히 협력해 왔다”면서 “한국 음악 산업에 긍정적 영향을 가져올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반응은 갈린다. 우선 주요 음악 저작권 신탁단체, 음반사, 기획사 등과 계약이 체결되지 않아 초반 시장 공략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다. 1인 무제한 듣기 기준 8000원 안팎인 국내 서비스보다 가격 경쟁력도 떨어진다.
음원업계 관계자는 “스포티파이가 글로벌 1위 사업자여서 시장의 관심이 쏠릴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가격이 국내 서비스에 비해 다소 비싸고 수요가 높은 K-팝 음원을 갖추지 못해 초반 영향력은 제한될 것”이라고 말했다.
넷플릭스 사례를 예로 들며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넷플릭스는 국내 진출 초기에 콘텐츠 부족과 가격 경쟁력 때문에 국내 유료방송, OTT 서비스와의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 그러나 '킹덤' 등 거대 자본을 투입한 오리지널 콘텐츠 출시를 기점으로 가입자가 빠르게 늘면서 시장 점유율(유료 가입자 기준) 1위에 올라섰다.
스포티파이 역시 넷플릭스 같은 글로벌 영향력을 갖췄다. 독특한 추천 알고리즘과 글로벌 음원 콘텐츠 독점 제공 역시 국내 음원 업계가 경계하는 부분이다. 국내 저작권 문제도 차차 해결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스포티파이와 저작권 협상을 해 왔다”면서 “곧 결론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기준 국내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 점유율은 멜론 34.14%, 지니 23.10%, 플로 16.23%로 각각 1~3위를 차지하고 있다. 유튜브 뮤직이 14.39%로 점유율을 높여 가고 있는 가운데 스포티파이까지 가세하며 시장의 지각 변동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