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에서 불면증 치료를 위해 주로 사용되는 대표 치료법인 전침 치료 효과를 과학적으로 밝힌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전침치료는 2개 이상 혈자리에 침을 꽂아 약한 전류를 통과시키는 치료다.
한국한의학연구원은 이준환 임상의학부 박사팀이 국내 4개 한의과대 부속 한방병원과 진행한 다기관 임상연구에서 불면증에 대한 전침 치료 효과를 규명했다고 3일 밝혔다.
이번 연구에는 3개월 이상 불면으로 일상생활에 불편을 겪은 환자 150명이 참가했다. 참가자를 전침 치료군, 가짜 전침 치료군 그리고 일상 관리군으로 나눠 실험을 진행했다.
전침 치료군은 백회, 인당, 신문, 내관 등 불면증 치료와 관련있는 10개 혈자리에 4주간 총 10회의 치료를, 대조군은 동일한 개수의 비혈자리 부위에 가짜 전침자극을 줬으며 일상 관리군은 침 치료 없이 일상생활을 유지하며 변화를 살펴봤다.
각 집단은 연구시작 시점, 치료 2주 후, 치료 종료 시점에 불면증 정도에 대한 평가를 시행했으며, 치료 종료 4주 및 8주 후 추적 관찰을 통해 효과의 지속성 및 안전성에 대한 근거도 구축했다.
평가에는 불면증 정도를 판단하는데 주로 사용되는 △불면증 심각도(ISI) △수면의 질 △불안·우울 척도 등 지수를 측정해 활용했다.
평가 결과 전침 치료군의 ISI 점수가 치료 전 19.02점에서 치료 종료 후 10.13점까지 개선됐다. ISI지수는 0~7점의 범위를 정상으로 본다. 불면증 정도가 심할 수록 점수가 높다.
치료 종료 4주 및 8주 후 추적 관찰 시 점수가 각각 8.60점과 8.02점으로 개선 효과가 지속됐다. 가짜 전침군은 각 점수가 11.28점과 10.38점으로 나타났다.
수면효율의 경우 전침 치료군의 개선정도(8.2%p)가 가짜 전침군(4.3%p)에 비해 약 1.9배 가량 높았다. 불안(HADS-A)과 우울(HADS-D) 척도 역시 개선됐으며 치료 종료 시점 뿐 아니라 치료 종료 두 달 후까지 개선 효과가 지속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저명학술지인 네이처 앤 사이언스 오브 슬립에 게재됐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