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플랫폼을 이용해 단기 배달을 하는 대학생 A씨. A씨는 최근 음식배달을 하다가 오토바이가 미끄러짐에 따라 차량과의 접촉사고가 났다. 개인보험에 가입한 A씨는 보험사에 보상을 요청했지만 거절됐다. A씨가 행한 음식 배달이 '유상운송행위'로, 개인보험에서는 불가능한 보상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공유경제형 일반인 플랫폼 배달 종사자의 보험 보장 사각지대가 대폭 해소된다. KB손해보험과 스몰티켓이 배달의민족(배민)에 이어 국내 2위 배달 플랫폼 업체 요기요와 공유경제형 플랫폼 배달 종사자를 위한 '단체보험' 상품 개발을 추진한다. 100만원이 넘는 보험료 때문에 가입을 어려워하던 플랫폼 배달 종사자의 근무 여건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KB손해보험과 인슈어테크 업체 스몰티켓, 배달 플랫폼 요기요는 지난 5일 '요기요 익스프레스 일반인 라이더의 안전한 운행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혁신 보험상품과 서비스 개발·운영에 함께하기로 했다.
요기요는 2019년 국내 거래금액 기준 국내 점유율 19.6%를 기록한 국내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2위 업체(배민 78%)다. 거래금액과 매출액은 배민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지만, 순이용자수와 다운로드수에서는 30.7%, 39.2%로 배민(56%, 50%)의 절반을 넘는다.
우선 KB손보는 시간제 이륜차 배달 운전자를 위한 보험 상품 개발과 보험 운영·사고처리를 지원한다. 스몰티켓은 시간제 이륜차 배달 운전 지원자 보험 가입 지원과 보험 운영을 위한 데이터 중계 시스템을, 요기요는 일반인 라이더 보험 가입을 권장하고 보험료 정산 시스템을 각각 구축하기로 했다.
앞서 KB손보와 스몰티켓은 지난 2019년 10월 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과 '시간제 이륜자동차보험' 상품을 개발, 단체보험 형태로 배민커넥트에 적용하고 있다.
오토바이 등 이륜차는 자동차보다 운전자와 탑승자의 위험 노출도가 높다. 그러나 대부분 의무보험에만 가입돼 있어 사고가 날 때 보험 보장에 취약하다. 특히 코로나19로 공유경제형 일자리인 단기 배달업이 각광 받으면서 초단기 배달 노동자가 늘고 있지만 이들이 가입할 보험상품은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금융 당국이 지난해 말 배달대행 종사자를 위해 보험료 부담을 기존 대비 최대 21% 낮춘 상품을 출시하도록 했지만 여전히 보험료만 100만원이 넘는 등 단기 플랫폼 배달 종사자에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문제는 개인보험에 가입한 채로 '유상운송행위'를 하다가 사고가 나면 자기 책임을 본인이 온전히 지게 된다는 점이다. 자동차보험 약관 제23조(보상하지 않는 손해)에 따르면 영리를 목적으로 요금이나 대가를 받고 피보험 자동차를 반복적으로 사용하거나 대여할 때 생긴 손해는 보험사가 보상하지 않는다고 명시돼 있다.
그러나 배민에 이어 요기요까지 일반인 플랫폼 배달 종사자를 위한 단체보험 개발을 추진하기로 하면서 1만여명에 이르는 이들의 보험 보장 사각지대가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배민에 따르면 일반인 대상 공유경제형 배달 일자리 '배민 커넥트' 라이더는 1만여명, 요기요는 익스프레스 라이더 1000여명을 보유하고 있다.
김정은 스몰티켓 대표는 “3사가 배달 플랫폼 비즈니스에 종사하는 긱 워커의 안전을 보장하고, 건강한 배달 문화 형성에 기여할 수 있어 기쁘다”면서 “스몰티켓은 앞으로도 기술 기반의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해 기존 보험상품으로 보장되지 않는 보험 사각지대를 없애고, 나아가 시장을 혁신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자료:공정거래위원회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