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연, 이온빔 기술로 전력 변환 효율 높인 '베타전지' 구조 개발

블록처럼 맞물리는 형태로 설계
보다 넓은 전자-정공쌍 영역 확보
IP도 확보...상용화 추진 나설 듯

국내 연구진이 효율을 극대화 한 베타전지 구조 개발에 성공했다. 고효율 베타전지 구현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박원석) 양성자과학연구단(단장 김유종)은 김동석·윤영준 가속기이용연구부 박사팀이 관련 연구를 수행해 연구결과를 원자력 분야 권위지인 '인터내셔널 저널 오브 에너지 리서치' 제45권 1호 표지 논문으로 게재했다고 8일 밝혔다.

베타전지는 우주나 극지, 심해와 같은 극한 환경에 쓰이는 전자기기, 인체삽입형 의료기기 등 차세대 전원으로 주목받는다. 별도 재충전이나 교체과정 없이 장기간 사용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원자력연이 개발한 새로운 베타전지 소자 시제품
원자력연이 개발한 새로운 베타전지 소자 시제품

방사성동위원소 붕괴 에너지를 전력으로 변환한 결과다. 자체 방출되는 베타선 전자를 반도체에 충돌시켜 전력을 생산하는데, 이 때 발생하는 '전자-정공(전자가 빠져나간 빈자리) 쌍'을 이용한다.

전자-정공 쌍은 반도체 내 PN접합부(P·N형 반도체 접합)에서 주로 생성되는데, 연구팀은 이를 마치 블록처럼 서로 맞물리는 형태로 설계했다. 이런 교차형 접합 구조는 에너지원인 방사성동위원소 가까이 다수 PN 접합 구조를 구현하고, 보다 넓은 전자-정공 쌍 생성 영역을 확보할 수 있다. 이 결과로 전력 변환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또 기판 아래로 빠져나가는 전하 흐름을 차단하기 위해 장벽층을 구성, 누설 전력 손실을 감소시켜 전체 출력을 높였다.

구조 구현에는 질화갈륨 소재와 이온빔 기술이 쓰였다. 질화갈륨은 기존 실리콘 카바이드보다 에너지 변환 효율면에서 유리하다. 이를 이온빔 기술로 가공했다.

원자력연의 이번 기술은 전에 없이 새로운 것으로, 원자력연이 관련 지식재산권(IP)을 확보한 상태다. 앞으로 제품을 시제작해 성능을 검증하고, 상용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재상 가속기이용연구부장은 “새로운 베타전지는 기존 것보다 효율이 높고, 안정적인 에너지원”이라며 “극한환경용 전자기기와 교량, 댐, 터널용 센서 등에 널리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