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주요 지역 최다 판매 전기차 모델이 현지 브랜드 모델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지 소비자 요구사항을 정확히 파악하고 공략한 게 실적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미국에선 테슬라가, 중국에선 미·중 합작사 SGMW가, 유럽에선 르노가 전기차 최다 판매량 모델을 배출했다. 이들은 전 세계 판매량 기준으로도 1~3위를 나란히 차지했다.
EV세일즈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전기차 판매량 순위는 테슬라 '모델3'(36만5240대), SGMW '훙광 미니EV'(11만9255대), 르노 '조에'(10만431대)로 나타났다.
테슬라 모델3는 세계 시장뿐 아니라 안방 시장인 미국에서도 가장 많이 팔렸다. 세계 판매량은 2018년부터 3년 연속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모델3는 테슬라가 2016년 내놓은 보급형 전기차다. 이전 모델 대비 합리적 가격과 자율주행 기능, 환경규제 강화 등의 영향으로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 테슬라가 전기차 시장 개척자라는 프리미엄도 시장에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가 준대형 전기차 '모델S'를 시작으로 사업을 시작했다는 점에서 모델3는 소비자에게 훌륭한 대안으로 여겨지고 있다. 상위 모델과 마찬가지로 오토파일럿 기능에서 '풀 셀프-드라이빙(FSD)' 옵션도 지원한다. 아직 완전자율주행 구현은 불가능하지만 앞선 기술력에 대한 고객 충성도가 높다.
SGMW 훙광 미니EV는 중국 상하이자동차와 울링, 미국 제너럴모터스(GM) 합작사인 SGMW가 지난해 7월 출시한 2도어 소형 전기차다. 출시 첫 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테슬라 모델3를 꺾고 현지 시장 판매량 1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해냈다.
훙광 미니EV는 최저가 트림 가격이 2만8800위안(약 500만원)에 불과하다. 주행거리는 고사양 옵션인 13.8㎾ 배터리로 교체하더라도 170㎞(NEDC 기준)로 짧지만 중국 소비자 소득수준을 고려할 때 합리적 가격이다. 장거리 주행은 힘들지만 출퇴근 용도로는 부족함 없는 수준이다. 합작사 멤버인 GM이 차량 완성도를 높이는데도 기여했다.
르노 조에는 유럽시장에서 테슬라 모델3와 접전을 펼쳤으나 1위를 지켜냈다. 좁은 골목길 등 유럽 도로 환경에 맞는 소형 전기차라는 점이 경쟁 우위로 작용했다. 전기차 화재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는 가운데 2012년 출시 이후 한 차례도 배터리 관련 사고가 없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조에는 2012년 출시됐으며 2019년 부분변경을 거쳤다. 4090×1730×1560㎜로 작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 기반이라 무게 중심이 낮고 라이드·핸들링을 위해 최적으로 무게를 배분했다. 1회 완충 시 주행거리는 309㎞(국내 기준)이다.
국내 시장에선 테슬라 모델3가 전기차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 데이터연구소 카이즈유에 따르면 모델3는 국내에서 1만1003대가 팔렸다. 현대차 '코나EV'는 8066대, '포터EV' 9037대를 뛰어넘는 기록이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