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이 몰고 온 우리 생활의 변화와 세계 경제 위기 속에서 국가, 기업, 가계 등 모든 경제 주체가 어려움에 빠져 있다. 지난 2008년 미국 서브프라임 위기로 말미암은 세계 금융위기 이후 언급된 뉴노멀이라는 표현이 최근 들어 다시 사용되고 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촉발된 변화가 과거의 노멀과는 다른 새로운 노멀을 만들 것이란 예측이다. 과연 그 새로운 노멀 속, 앞으로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투자해야 하는가.
우선 전 세계 재정 완화가 몰고 올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 코로나19 팬데믹 충격 이후 지난 금융위기 때보다 더 신속하고 광범위하게 미국·유럽은 물론 한국에서도 돈 풀기가 시작됐다.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 전후로 자산시장은 급락했다가 단기간에 회복, 주식·부동산·원자재 등이 대부분 전고점을 돌파했다. 주식은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특히 새롭게 출범한 미국 행정부는 돈 풀기를 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산시장에 일시 조정은 있을지라도 미국 장기금리가 상승하기 전까지는 중장기 상승세가 이어질 공산이 크다.
실물시장과 노동시장이 여전히 어려운 상황에서 금융시장, 자산시장만 호황을 보이는 괴리가 장기간 지속할 수 있다.
지금은 주식시장이 과대평가돼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이로 말미암아 거품이 걱정된다는 의견도 많다. 필자는 현재 자산시장 가격은 대략 2~3년 후 가격이 미리 시현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를 구체화해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팬데믹이 잠잠해진 이후 일시일 수 있지만 수요 폭증 기대, 전기차나 신재생 에너지 보급 확대에 따른 산업 재편, 언택트 일상화로 인한 비대면 서비스 및 콘텐츠 수요 증가, 정보기술(IT) 기기 보급 확대 기대감 등 현 장세는 향후 산업 비중이 커질 영역을 차지하는 기업의 주가 상승이 주도하는 차별성 장세다.
얼마 전 토머스 프리드먼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말미암아 앞으로 5년 동안 일어날 디지털화가 1년 안에 일어날 수 있다”면서 “디지털 혁신이 팬데믹 이면에 숨겨져 있지만 대폭발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필자도 코로나19 팬데믹이 없었으면 5년 정도 후에 올 미래가 1년 만에 앞당겨졌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판단을 감안하면 현재 급등한 자산 가격의 정당화는 가능하다.
이성으로는 비싸다고 생각되더라도 향후 몇 년을 두고 일어날 산업과 시장의 재편을 주도할 분야에 대해서는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은 더욱 가속하고 있다. 이는 장기전이 될 공산이 크다. 지금까지 미·중 간에 무역수지와 자본수지 상쇄를 통해 유지되던 공존이 중국의 패권 도전이 명확해지면서 깨지고 있다.
앞으로 상당 기간 글로벌 서플라이 체인의 큰 변화가 일어날 것을 예상하고 투자해야 한다. 앞으로 국내 선두 기업들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떨어질 수 있지만 국내 기업이 중국, 미국을 비롯한 서구 시장에서 차지해 온 시장점유율을 빼앗아 올 수 있는 분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 특히 신성장 산업 분야에 기회가 많을 것이다.
국내총생산(GDP) 순서로 국가 수준을 평가하던 기존 상식이 이번 코로나19 팬데믹 위기에 대응하는 능력, 국가의 사회안전망 유지 능력 등과 일치하지 않으면서 국가경쟁력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다. 과거의 선진국이라는 틀로는 설명할 수 없는 국가 능력을 재발견했다.
국가 재난 극복을 위해 한정된 자원을 효과 높게 사용해서 위기를 극복하는 회복 탄력성 등이 국가 이미지를 재형성하고 평가하는 새로운 기준이 될 것이다.
재난 속에서 강한 저력을 보인 대한민국 기업이 재평가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개인과 연기금의 해외 투자가 늘어나는 추세지만 그 속에서도 지금은 재평가가 가능한 국내 주식에 대한 관심을 거두지 말아야 한다.
과거 상식이 잘 통하지 않는 시대에 접어들어 미래 예측과 투자가 더 어려워지고 있다.
경제 부문에 대한 의사결정이나 투자 판단에서 지금 상황에서는 전문가의 단기 예측, 역사 교훈 등에 의존하기보다는 시대 변화에 따른 담론과 인류 생활방식 변화에 더 비중을 두고 판단하기를 권유한다.
김동환 하나벤처스 대표 alex.kim@hanafn.com
○필자 소개:김동환 하나벤처스 대표는 신한금융투자와 골드만삭스 상무를 거쳐 소프트뱅크벤처스아시아 이사로 활동하는 등 벤처 투자 전문가로 꼽힌다. 대학 시절에는 스타트업을 직접 운영했다. 중소형 벤처캐피털 코그니티브인베스트먼트에서 CEO로 재직하며 투자 기업 발굴 베테랑으로서 이름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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