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엔바이오, 토종 미생물 이용한 방사능 물질 제거 기술 확보

국내 바이오 벤처기업이 미생물을 이용해 방사능 물질을 근본적으로 제거하는 기술을 확보했다. 기술이 상용화될 경우 폐원전이나 공장, 병원, 폐광 등에서 발생하는 방사능 물질의 근본적인 처리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코엔바이오(대표 염규진)는 우리나라 전통 발효음식과 자연계에 존재하는 토종 미생물을 활용해 방사능 오염물질(Cs137) 처리기간을 자연상태보다 100배 이상 단축시킬 수 있는 원천기술 관련 특허를 취득했다고 23일 밝혔다.

초고농도인 50000 베크렐(Bq.)로 오염시킨 오염수에 토종 미생물 11종을 투입해 세슘 오염수와 반응시킨 후 감마선량의 저감률을 측정해 세슘의 반감기를 예측했다. 세슘의 반감기가 30년에서 108일로 자연상태보다 100배 이상 빠른 속도로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기염과 이중수소를 첨가할 경우 효율이 더욱 높아졌다.

공생관계에 있는 다양한 토종 미생물은 고준위 방사선에서도 잘 생존할 뿐만 아니라 산화·환원 반응에 관계된 효소를 분비하는 미생물이 방사능 물질을 처리하는 능력을 갖게 됐다.

이를 통해 유해한 방사능 원소가 원래 자연계에 존재하는 다른 종류의 안전한 비방사능 원소로 자연상태 보다 빠르게 바뀌는 생물학적 원소변환이 일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엔바이오가 보유한 복합미생물의 방사능물질 처리 실험결과 (자료=코엔바이오)
코엔바이오가 보유한 복합미생물의 방사능물질 처리 실험결과 (자료=코엔바이오)

세슘은 방사능 물질 중 반감기가 30년으로 매우 길고 감마선을 방출하기 때문에 인체와 환경에 가장 위험한 물질 중 하나다. 현재는 이를 근본적으로 제거할 방법이 없어 관련 폐기물을 콘크리트 등으로 밀봉해 깊은 땅속에 매립하거나 흡착제 등을 이용해 세슘 물질을 분리처리하는 것이 최선이었다. 흡착제 등을 이용해 세슘물질을 분리처리하더라도 세슘물질은 사라지지 않고 자연계에 존재하기 때문에 고농도 세슘을 포함하고 있는 흡착제 처리가 또 다른 과제가 된다.

코엔바이오 관계자는 “세계 원전 중 운영년수가 30년 이상 된 원전은 전체의 68%인 305기로 앞으로 원전 해체시장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해체 과정에서 나오는 방사능 물질의 안전한 제거가 각 국의 주요 과제가 되고 있다”며 “미생물을 이용해 방사능물질을 안전하게 제거하는 기술이 상용화될 경우 원전의 안전한 해체는 물론, 공장, 병원, 폐광 등에서 발생하는 각종 방사능 물질 제거에도 획기적인 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허에 활용된 미생물 균주 등을 이용한 방사선 차단실험 결과 납보다 효과가 좋았다. 이를 활용해 병원, 공장 등에서 착용하는 방사선 차폐복 제조시에도 무거운 납을 대체할 수 있어 산업적 확장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염규진 대표는 “앞으로 추가적인 실증실험과 현장테스트 등을 통해 방사능 물질 처리에 관한 기술의 완결성을 확보할 것”이라며 “이와 함께 균주의 조성물 등을 활용해 가볍고 착용이 간편한 방사선 차폐용품 개발에도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코엔바이오는 김치, 청국장 등 우리나라 전통 발효식품 등에서 추출한 1500개 유산균, 고초균, 효모, 방선균 등을 보유하고 있는 천연신약물질 개발 및 미생물 균주 전문기업이다.

세계 최초로 김치에서 류코노스톡 홀잡펠리 균주를 추출, 지난해 9월 식약처에 식품원료로 공식 등록했다. 향후 탈모치료, 간·장기능 개선, 당뇨, 혈당치료 등 다양한 천연 신약물질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정현정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