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환자 300만명 빅데이터 구축…항암신약·맞춤형 치료에 활용

정부가 10종 암 환자 300만명을 대상으로 암 치료, 유전체, 건강검진, 사망 데이터를 연결한 통합 빅데이터를 구축한다. 데이터는 최대한 개방해 환자 맞춤형 치료법, 신약, 의료기기 등 개발을 가속화한다.

보건복지부는 300만명 규모로 한국인 주요 암 10종(위암, 대장암, 자궁경부암, 폐암, 유방암, 간암, 신장암, 췌담도암, 혈액암, 전립선암)에 대해 '한국형 암(K-Cancer) 통합 빅데이터'를 구축한다고 25일 밝혔다.

'K-캔서 통합 빅데이터'는 의료기관, 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청 등 기관별로 흩어진 약 300만명의 암 환자 데이터를 연계·결합해 클라우드 연구환경을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다양하고 심도 있는 암 연구를 지원한다. 300만명은 전체 암 환자데이터의 70%를 차지하는 규모다. 통합 빅데이터에는 전국 암 병원의 암 진료데이터, 건강검진 데이터, 유전체 데이터, 사망통계 등이 망라된다.

K-Cancer 통합 빅데이터 구축 방향 (자료=보건복지부)
K-Cancer 통합 빅데이터 구축 방향 (자료=보건복지부)

암 발병 이후 데이터가 구축되던 기존과 달리 암 진단 이전의 진료·검진 데이터, 사망데이터 등 암 관련 전주기 데이터를 통합해 암 예방·검진·진단·치료·예후·사망까지 장기추적 연구를 가능하게 한다. 문자 데이터 위주 수집에서 벗어나 영상, 이미지, 유전체 등 다양한 융합형 빅데이터를 구축해 질환 치료뿐만 아니라 DNA 구조 변이 등 암 발병 근본 원인까지 연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수집하는 암 종류도 10종으로 확대해 환자 수가 적어 개별 병원단위로는 연구가 어려웠던 혈액암(백혈병), 췌담도암도 빅데이터 기반 맞춤형 치료법을 개발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개인맞춤형 표적 항암제, 암 예방·관리 인공지능(AI), 암 진단 정밀의료기기 개발, 암 치료효과 비교검증, 항암제 부작용 최소화 등 암 진단·치료 수준의 획기적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통합 빅데이터 구축 과정에서 암 병원들의 데이터 협력 인센티브와 산학연병 공동연구도 지원할 예정이다. 국가 신약, 의료기기 범부처 연구개발사업과도 연계해 항암신약, 암 진단·치료 의료AI 등 성과도 창출한다.

임인택 보건복지부 보건산업정책국장은 “빅데이터 구축도 중요하지만 모인 데이터를 개방해 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면서 “K-마스터(정밀의료기반 암 진단·치료법 개발사업) 등 올해 구축이 완료되는 암 연구용 데이터는 신속히 개방해 활용되도록 하고 2024년까지 전국 주요 암 병원 데이터를 포괄하는 K-캔서 통합 빅데이터를 완성해 의료계와 바이오헬스 산업계의 연구를 지원하고 암 정복을 앞당길 계획”이라고 밝혔다.

임 국장은 “K-캔서 통합 빅데이터의 성과를 바탕으로 2025년까지 K-심뇌혈관, K-호흡기 빅데이터까지 K-의료 빅데이터 트리오를 완성해 데이터 기반 한국인 3대 사망질환 정복을 현실화하고 미래 의료혁신 방향인 개인 맞춤형 정밀의료 실현을 위해 한국인 100만명 유전체 빅데이터 구축도 올해 안에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쳐 2023년부터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현정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