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 시상식'이 4일 경기 성남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사옥에서 개최됐다. 반디기술학회가 올해 처음 마련한 시상식은 반도체·디스플레이 분야 소재·부품·장비 관련 학술 발전과 업계 협력 활성화에 기여한 인물을 격려하기 위해 마련됐다. 첫 수상의 영광은 안진호 한양대학교 교수(학술상)와 엄평용 유진테크 회장(김중조상)이 차지했다.
“국내에 극자외선(EUV) 생태계가 안정적으로 갖춰질 수 있도록 다각적으로 노력하겠습니다.”
제1회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 시상식에서 '학술상'을 수상한 안진호 한양대 신소재공학과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안 교수는 국내에 EUV 연구 생태계를 만드는 데 크게 기여했다. 최근에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대만 TSMC 등이 EUV 노광 기술을 앞다퉈 도입하고 있어 대중에게도 익숙한 기술이 됐지만, 그가 처음 EUV 개발 국책 과제를 이끌어낸 2002년 당시에는 EUV라는 용어조차 생소했다.
안 교수는 지난 20년간 국내에 EUV 연구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EUV 노광 기술을 탄생시킨 일본의 저명한 연구자를 만나기 위해 무작정 현지로 떠나 사람들을 만났다. 어려운 용어와 EUV 노광 기술의 성장 가능성을 기업인에 설명하기 위해 발품을 팔았다.
안 교수의 부단한 노력은 서서히 결과로 드러났다. 국내 각종 과학기술 연구기관과 반도체 기업에 EUV 소재 성능을 테스트할 연구 인프라가 마련되기 시작했다. EUV 노광 시스템에서 완전히 새롭게 바뀌는 마스크, 펠리클 등 핵심 소재 기술을 개발하는 등 학술 활동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안 교수는 요즘도 국내 EUV 생태계를 활성화하기 위한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지난 2019년에는 국내외 EUV 관련 기업, 연구기관, 학계의 협력을 이끌어내기 위해 EUV-IUCC(산학협력센터)' 설립을 주도했다. 생태계 조성을 위한 노력은 물론 다양한 EUV 소재를 국산화하기 위한 학구열도 여전하다.
안 교수는 2019년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반도체 양산에 EUV를 적용하는 데 기여할 수 있어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연구해왔던 차세대 기술이 양산에 적용되는 것을 본 것만으로도 큰 행운”이라고 밝혔다. 또 “소재 강국 일본보다 EUV 연구가 10년 정도 늦은 것을 고려하면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며 “국내 각계각층 EUV 연구자들 간 더욱 가까운 협업이 필요한 만큼, 이를 실현할 다양한 방법을 고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해령기자 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