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가 국내 13개 전문 개발사들과 손잡고 차량용 소프트웨어(SW) 플랫폼 국산화에 나선다. 자율주행과 인포테인먼트 SW 개발 생태계를 협력사들과 오픈이노베이션 방식으로 확장하는 신개념 사업 모델이다.
현대모비스는 최근 LG유플러스, 현대오트론, 텔레칩스, 오비고, 유니트론텍, 토르드라이브, 아모센스 등 SW 전문사들과 '소프트웨어 개발 협력생태계 컨소시엄'을 구축했다고 7일 밝혔다.
현대모비스는 전문 개발사들과 국내 차량용 SW 개발 생태계를 확대하고, 기술인력 양성을 중점 추진할 계획이다. 글로벌 공급 부족 현상을 겪고 있는 차량용 반도체와 전장 평가 분야로도 협력을 확대한다.
성기형 현대모비스 전장BU 부사장은 “미래차 기술이 차량 제조는 물론 서비스 산업과 주요 인프라를 연결하는 모빌리티 분야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면서 “전문 개발사들은 국내 SW 개발 생태계 확대라는 공동 목표 아래 향후 미래차 산업의 주도적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했다.
공동 개발할 SW 플랫폼은 차량 구동에 필요한 여러 SW 시스템을 표준화, 공용화, 모듈화하는 통합제품이다. 하나의 하드웨어(HW) 플랫폼을 여러 차종에 적용할 수 있는 것처럼 SW 요소기술을 융합해 효율성을 높인다. 협력 분야는 자율주행(인식 알고리즘·AI 컴퓨팅)과 인포테인먼트(웹 클라우드 서비스·탑승자별 인식솔루션·그래픽 솔루션), 플랫폼 표준화 등이다.
연구개발(R&D)은 오픈플랫폼 방식을 활용한다. 기존에는 협력사가 요소기술을 공급하고 현대모비스가 제품에 통합 양산하는 방식이었다. 앞으로는 현대모비스가 밑바탕에 해당하는 시스템 플랫폼을 제공, 협력사들이 보유한 SW 기술을 추가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협력사가 보유한 원천 지식재산(IP) 기술은 기밀 유지협약을 통해 보장한다. 플랫폼 방식 도입에 따라 참여할 협력사 수도 점차 증가할 전망이다.
현대모비스는 개발사 핵심 인력들이 자유롭게 근무하도록 서울 선릉역 인근에 공유오피스를 마련해 제공한다. 관련 개발자들이 모여 유기적으로 선행개발을 추진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공간이다.
협력사들과 공동연구를 추진하는 인적 조직인 조인트섹터도 운영한다. 현대모비스 SW 연구개발 인력은 물론 상품성 강화를 위한 기획·구매·영업 부문 인원까지 통합한 전담조직이다. SW 플랫폼 개발과 전문개발사와 협업 확대에 필요한 R&D 지원을 전담하게 된다.
현대모비스는 SW 분야를 시작으로 차량용 반도체와 전장평가 부문으로 전문 개발사들과 협업을 강화하고, 연구개발 생태계를 확대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HW와 SW에서 확보한 설계역량을 바탕으로 차량용 반도체 부문에서도 시너지를 추가하겠다는 의미다. 최근 글로벌 공급 부족 현상을 겪고 있는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서 국내 업체와 협업을 통해 이 분야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자체 SW 전문 인력 확충을 위해 신규 인원도 채용한다. 기존 연구개발직을 대상으로 SW 교육도 강화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올해 초 SW 인력확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신입 SW 직군은 전사 통합 방식으로 대규모 채용을 실시한다. SW 연구인력 확보를 위해 상시채용을 전사 차원의 통합채용으로 전환한다.
올해 채용할 신입 SW 연구 인력은 세 자릿수다. 하반기 해당 전공자를 대상으로 SW 경진대회를 개최해 코딩 실력 우수자를 별도 채용할 예정이다. 산학연계 채용 방안으로는 현재 현대모비스와 협업 중인 대학과 해당 과제에 참여 중인 SW 전공 재학생들의 입사를 유도한다. 기존 R&D 인력의 SW 역량 강화를 위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도 확충할 방침이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