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 대통령선거 출마를 위해 9일 당 대표를 사퇴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개월여 간의 성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검찰·경찰·국정원 개혁, 공정경제 3법'을 내세웠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퇴임 기자회견을 열고 “수십 년 동안 역대 정부가, 특히 민주당 정부마저 하지 못한 공수처 설치, 검찰 경찰 국정원 개혁, 공정경제 3법을 통과시켰다”고 자부했다.
그는 “작년 8월29일 대표에 선출된 지 192일 만에 대표에서 물러난다”며 “대표로 일한 기간은 짧았지만, 많은 일이 있었다. 국회에서 422건의 법안을 포함해 모두 480건의 안건이 통과됐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사회의 오랜 숙원을 해결한 것에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며 “노동존중사회로 가기 위한 중대재해처벌법을 제정했고, 지방의 자율성을 높이는 지방자치법도 32년 만에 전부 개정했다. 특히 제주 4·3특별법을 사건 73년 만에 배·보상의 근거규정을 두도록 전면 개정했고, 5.18관련 3법도 의결해 역사의 정의를 세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모두발언 이후 기자들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많은 법안 통과를 두고 일부에서 강성 일변도라는 비판이 있다'는 질문에 이 대표는 “강성이 아니다. 422건 국회에서 처리할 때 야당에서 필리버스터를 신청한 것은 3건 법안뿐이었다. 3건도 필리버스터를 거쳐 국회법이 정한 절차대로 처리됐다”고 답했다.
'당 대표 취임 후 지지율이 하락했는데, 오히려 손해가 아니었냐'는 질문에는 “이익과 손해를 따지기 전에 작년 여름으로 되돌아가더라도 비슷한 선택을 했을 것”이라며 “코로나 19 조기 극복과 민생 안정, 경제 회복이라는 큰 숙제를 앞에 두고 제가 외면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지지율 상승을 두고는 “국민의 마음은 늘 움직이는 것이다. 매일매일의 등락에 대해서 그때마다 논평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의 장·단점을 묻자 “그 분을 잘 모른다. 검찰총장 임명장 받고 그 다음날 총리실에 인사하러 와서 만난 것이 그 분을 접촉한 전부”라며 “그 정도 접촉으로 평가하는 것은 오만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는 4월 재보궐선거를 두고는 “보궐선거이기 때문에 임기가 길지 않다”며 “짧은 임기동안 정부와 매번 싸우는 정권 심판론자에게 주민의 생활을 맡기는 게 현명한지, 정부와 협력하면서 얻어낼 것은 얻어내는 게 주민들의 삶과 서울의 발전을 위하는 길을 선택할 것인지는 주민들이 현명하게 선택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올드하다'는 이미지에 대해 “좋은 점도 있고 그러지 않은 점도 있을 것이다. 적어도 미숙하다는 말 안 들어서 다행”이라고 답했다.
이 대표는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아 재보궐선거를 진두지휘할 예정이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