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SK텔레콤 '뉴 ICT·초협력' 양날개

[기획] SK텔레콤 '뉴 ICT·초협력' 양날개

SK텔레콤은 2020년 매출 18조6247억원, 영업이익 1조3493억원을 기록했다. 역대 최대다. 5세대(5G) 연착륙을 비롯한 이동통신(MNO) 사업 회복세가 본격화되고 뉴(NEW) ICT 사업 전 영역에서 고른 성장을 이뤘다.

SK텔레콤이 신성장동력으로 육성 중인 미디어, 보안, 커머스 분야에서 성과가 두드러졌다. 매출 8조원을 기록,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5%로 늘었다. 2016년 20%와 비교하면 괄목할 만한 성장이다. 매출뿐만 아니라 영업이익도 3262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24%를 차지했다. 14%에 불과했던 1년 전과 비교하면 돋보이는 실적이다. SK텔레콤은 본궤도에 진입한 뉴 ICT와 미래 시장 선점을 위한 초협력으로 성장을 지속할 방침이다.

◇뉴 ICT 궤도 진입

박정호 SK텔레콤 최고경영자(CEO)는 2017년 취임 이후 'SK텔레콤은 통신사가 아니라 정보통신기술(ICT) 복합기업으로 재평가 받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SK텔레콤은 이 같은 기조에 따라 다양한 뉴 ICT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SK텔레콤은 2018년 ADT캡스를 인수했고 올해에는 ADT캡스와 SK인포섹 합병을 완료했다. 2018년 11번가를 독립법인으로 출범하고 지난해 아마존과 전략적 제휴도 체결했다.

2019년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를 합병하고 2020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웨이브를 설립했다. 2020년 e스포츠 기업 SKT CS T1 설립과 나녹스·인크로스 투자와 2021년 우티 설립 등도 뉴 ICT 사업 전략 일환이다.

SK텔레콤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뉴 ICT 사업 결실을 자신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올해 K앱마켓 대표주자 원스토어 기업공개(IPO)를 계획하고 있다. SK텔레콤에 따르면 원스토어는 꾸준한 이용자 증가로 10분기 연속 거래액이 상승했고 2020년 순이익 흑자 전환을 실현했다.

SK텔레콤은 원스토어를 시작으로 ADT캡스, SK브로드밴드, 11번가 등 뉴 ICT 사업 주력 자회사 상장을 잇따라 추진할 방침이다.

DS투자증권은 “11번가와 아마존 e커머스 사업 협력, 티맵모빌리티와 우버 합작회사 우티(UT LLC) 4월 1일 출범 등을 통해 뉴 ICT 사업 성과가 가시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초협력' 전략

SK텔레콤은 뉴 ICT 사업과 더불어 글로벌 초협력으로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ICT는 물론 산업 간 경계가 붕괴되고 협력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게 SK텔레콤 판단이다. 박정호 SK텔레콤 CEO는 취임 이후 지속적으로 초협력 필요성과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CES·MWC 등 국제 행사에서 글로벌 수장과 다양한 협력 을 이끌어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에도 영상회의 등을 통해 초협력을 진두지휘하며 광폭행보를 지속하고 있다. SK텔레콤 초협력은 지분투자, 합작회사 설립, 양해각서(MOU) 등 다양한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다.

SK텔레콤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종속적 거래 관계가 아닌 통신 분야 협업을 넘어 미래 기술을 선점하고 미래 비전을 설정하는 시너지에 초점을 맞춰 초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아마존과 단순 서비스 계약이 아닌 SK텔레콤 자회사인 11번가에 지분 참여 약정을 체결한 게 대표 사례다. 또 11번가 IPO 등 국내 시장에서 사업 성과에 따라 신주인수권리를 부여 받는 등 시너지 기반 '혈맹'을 약속했다.

SK텔레콤은 경쟁사와 초협력도 마다하지 않는다. SK텔레콤은 카카오와 '플로' 'T맵' 등 영역에서 경쟁했다.

하지만 SK텔레콤은 2019년 말 카카오와 3000억원 규모 지분을 맞교환하며 동맹 관계를 구축했다. 이어 AI, ESG 영역에서 또 한 번 합작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왼쪽)와 유영상 SK텔레콤 MNO사업대표가 AI, ESG, 지식재산권 주요 자산을 사회와 나누는 데 뜻을 함께하고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왼쪽)와 유영상 SK텔레콤 MNO사업대표가 AI, ESG, 지식재산권 주요 자산을 사회와 나누는 데 뜻을 함께하고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지난해에는 삼성전자·카카오와 코로나19 팬데믹을 극복하기 위한 인공지능(AI) 기술 'K-인공지능' 공동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기획] SK텔레콤 '뉴 ICT·초협력' 양날개

SK텔레콤은 삼성전자·카카오와 AI 동맹으로 각사가 가진 핵심 역량을 모아 △미래 AI기술 개발 △사회적 난제 해결을 위한 AI 활용 방안 연구 △AI기술 저변 확대를 공동 추진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클라우드 게임에서 MS와 협력을, 혼합현실(MR) 분야에서는 페이스북과 협력을 통해 오큘러스 퀘스트2를 국내 시장에 출시해 완판 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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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이치텔레콤과 5G 기술 합작회사 설립도 초협력 사례다.

SK텔레콤과 도이치텔레콤 합작회사(JV)는 양사가 50 대 50 지분을 보유하고, 본사는 독일에 위치한다. 양사가 지명한 공동 대표 2명과 양사 사업, 기술 전문가로 구성된 주주대표 4명이 경영진으로 참여한다.

SK텔레콤과 도이치텔레콤은 합작회사를 통해 5G 인빌딩 솔루션 등 선도 기술을 공동 개발하고 유럽을 시작으로 글로벌 ICT 기업에 기술을 전파할 예정이다.

중장기적으로 앱 마켓,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모바일에지컴퓨팅(MEC) 분야 협력도 추진할 예정이다.

박정호 SK텔레콤 CEO가 팀 회트게스(Tim Hottges) 도이치텔레콤 회장(화면 첫줄 두번째)이 영상회의를 통해 5G 기술 합작회사 설립 최종 계약을 체결했다.
박정호 SK텔레콤 CEO가 팀 회트게스(Tim Hottges) 도이치텔레콤 회장(화면 첫줄 두번째)이 영상회의를 통해 5G 기술 합작회사 설립 최종 계약을 체결했다.

◇ 토종 OTT, K-앱 마켓, 우수 인재 확보

박정호 CEO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초협력 관계를 유지하며 자강(自强:스스로 강해야 한다)도 주문하고 있다. 토종 앱 마켓(원스토어)과 토종 OTT(웨이브) 등을 통한 경쟁력 확보를 주문하는 것도 이의 일환이다.

자강 노력 중 하나로, 박 CEO는 인재 유치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전폭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이달 성과급 개선 방안을 마련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박 CEO는 “다양한 AI 플랫폼 기반 서비스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준비하는 SK텔레콤은 인재 확보 경쟁에 뒤처질 수 없다는 '절체절명'의 이유가 있다”며 우수한 인력 영입뿐만 아니라 기존 인력을 지키는 일도 중요하다고 수차례 역설했다.

이외에도 SK텔레콤은 혁신기술을 보유한 '작지만 강한' 기업에도 적극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이 같은 행보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꼭 필요한 미래기술 투자 '바로미터'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SK텔레콤 지분 가치에도 긍정적으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분 가치 상승보다 본업(통신)이 아닌 다양한 분야 투자 성공과 자회사 흑자 행진에 따른 명실상부한 빅테크 기업으로 도약하는 과정이라고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