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삼성전자, 중소기업과 협력해 5세대(5G) 이동통신 모듈 개발에 착수했다. 5G 기업용(B2B) 서비스 활성화를 위한 승부수다.
5G 모듈은 로봇과 사물인터넷(IoT) 센서 등 다양한 단말이 5G 이동통신 네트워크에 접속, 초대용량·초저지연 성능을 활용하기 위한 핵심 관문 역할이다. 합리적 가격의 국산 5G 모듈 개발로 5G 단말·서비스 다양화는 물론이고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것으로 기대된다.
◇5G 산업생태계 기반 기술 확보
과기정통부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은 국내 상용 모뎀 기술을 활용한 5G 모듈 국산화를 통해 5G 산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요소 기술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과기정통부는 국가 혁신 인프라 구축이라는 세계 최초 5G 상용화 목표를 제대로 살리기 위해서는 기업용(B2B) 분야에서 선제적인 인프라·서비스 구축이 필수라고 판단했다.
에이엠텔레콤·파트론 등 국내 중소기업은 초기 5G B2B 시장 공략을 위해 5G 모듈 개발을 추진했지만 핵심부품인 칩셋 공급처가 퀄컴 등 일부 기업으로 제한돼 어려움을 겪었다.
국산 칩셋 공급업체인 삼성전자는 5G B2B 시장 중요성을 인식하면서도 초기 스마트폰 경쟁에 집중하는 과정에서 모듈 분야 투자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기에는 한계가 존재했다.
과기정통부는 주무 부처로서 5G 생태계 확장을 위해 삼성전자에 적극적 협력을 요청했다. 삼성전자도 5G 활성화라는 국가 과제에 동의 3.5㎓ 대역을 활용하는 '엑시노스 980' 통합칩셋을 기반으로 기능을 단순화한 5G 모듈 칩셋을 개발·공급하기로 전격 결정해 국산 5G 모듈 개발 사업이 진행될 수 있게 됐다.
◇로봇, IoT 등 5G B2B 활성화
과기정통부는 에이엠텔레콤 컨소시엄을 주관사업자로 선정, 이달부터 12월까지 '5G 모듈산업 생태계 활성화 사업'을 통해 합리적 가격의 고성능 국산 5G 모듈을 개발한다는 목표다.
5G 단말을 개발하는 중소기업과 대기업은 핵심 부품인 모듈 사용과 가격에 대한 불확실성 없이 안정적으로 서비스 모델을 구상하고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A 이통사는 지난해 국내 대기업 공장에 5G로 통신하는 고화질 CCTV를 구축해 인공지능(AI)을 응용한 지능형 영상분석 솔루션을 제공하려고 추진했다. 당시 CCTV에 탑재할 모듈 가격이 기존 전용 롱텀에벌루션(LTE) 모델에 비해 10만~20만원 비싼 것으로 나타나 사업 경제성을 고민해야 했다. 국산 5G 모듈이 개발되면 이 같은 고민을 해소할 것으로 기대된다.
로봇 분야 활성화도 기대된다. 이동통신사는 방역로봇(SK텔레콤), 호텔서비스로봇(KT), 환경로봇(LG유플러스) 등 다양한 모빌리티 로봇 분야에서 협력업체와 시제품을 개발하며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합리적 가격에 활용 가능한 국산 5G 모듈 개발로 관련 사업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5G 모듈 시장 자체 경쟁도 촉진될 전망이다. 정보통신기술(ICT) 전문가는 삼성전자 칩셋 공급이 현실화될 경우 퀄컴도 대응에 나서며 전반적인 칩셋 가격경쟁을 유도하고 모듈, 단말 분야로 가격 인하 효과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5G 관련 기업은 정부가 3.5㎓ 대역 기반 국산 모듈 개발을 시작한 만큼 다른 분야로 확장을 주문했다.
네트워크기업 관계자는 “5G 모듈은 자가망 개념인 5G 특화망에서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28㎓ 대역 등 후속 개발 과제도 서둘러 진행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
중소기업, 사업 경제성 확보
-
박지성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