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이용이 급증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OTT 이용률은 2017년 35.0%에서 2020년 66.3%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지난해 말 기준 넷플릭스 유료 구독자는 380만 계정, 웨이브는 200만 계정을 각각 돌파했다.
OTT 종류도 다양해졌다. SK텔레콤과 지상파 방송사의 '웨이브'뿐만 아니라 CJ ENM과 JTBC의 '티빙', 왓챠의 '왓챠(옛 왓챠플레이)', KT '시즌', LG유플러스 'U+모바일tv',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TV', 쿠팡 '쿠팡플레이', 스포티비 '스포티비 나우' 등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늘어난 선택권 만큼 OTT를 두 개 이상 동시 구독하는 이용자도 늘었다. 글로벌 동영상 솔루션 기업 브라이트코브에 따르면 OTT에 가입한 국내 이용자 두 명 중 한 명은 OTT 2~3개를 동시에 구독하고 있다. 4개 이상 서비스를 이용하는 구독자도 10명 중 1명 수준이다.
OTT는 다른 서비스 대비 경쟁력 확보를 위해 오리지널 콘텐츠와 독점 콘텐츠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3000억~1조원대 다년간 투자 계획을 발표하는 등 콘텐츠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OTT 자체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은 물론, 방송사·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와 콘텐츠 공동 제작, 국내외 콘텐츠제공사업자(CP)로부터 콘텐츠 독점 수급 등을 추진한다.
OTT는 월정액 구독 또는 무료가입 기반 PPV(Pay per View) 서비스로 나뉜다. 1·2·4인이 동시에 시청할 수 있는 월정액 서비스는 웨이브, 티빙, 왓챠, 넷플릭스, 스포티비 나우 등 모델이다. 시즌, U+모바일tv, 카카오TV는 무료 콘텐츠와 PPV 콘텐츠를 모두 제공하고 있다.
◇웨이브
웨이브 운영사 콘텐츠웨이브는 공격적 투자를 통해 확보한 K-콘텐츠로 글로벌 OTT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웨이브는 2025년까지 오리지널 콘텐츠에 총 1조원을 투자한다. SK텔레콤으로부터 1000억원 규모 추가 유상증자도 확보했다. 콘텐츠 제작 분야 전문성 확보를 위해 최고콘텐츠책임자(CCO)를 영입하고 기획 스튜디오 설립도 추진한다.
웨이브는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700억원을 투자해 지상파 방송사·종합편성채널과 공동 제작 형태로 '앨리스' 'SF8' '좀비탐정' '조선로코-녹두전' 등 오리지널 콘텐츠 16편을 선보였다.
올해에도 800억원 이상을 투입해 '모범택시' '보쌈-운명을 훔치다' '트레이서' 등 오리지널 드라마를 제작하고 있다. 첫 독자 제작 오리지널 콘텐츠 정치시트콤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는 이르면 7월 중 공개할 예정이다.
콘텐츠 다양성 강화를 위해 국내외 기업과 협력도 확대하고 있다. NBC유니버설 등 해외 콘텐츠 수급은 물론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TV와 SK브로드밴드 PP 자회사 미디어에스 오리지널 콘텐츠도 제공한다.
웨이브는 콘텐츠 자체 제작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CCO를 영입한다. 앞서 콘텐츠전략본부를 신설했고 2분기 중 웨이브 오리지널 콘텐츠 기획·개발을 총괄할 스튜디오를 설립할 예정이다.
오리지널 콘텐츠 등을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도 본격화한다. 하반기 진출을 목표로 글로벌 시장 조사 등 준비작업 및 국내외 미디어 기업과 파트너십을 논의하고 있다. 글로벌 현지 파트너도 확보할 예정이다.
웨이브는 파트너와 협력, 지상파 방송사 명작 라이브러리 콘텐츠와 웰메이드 오리지널 콘텐츠 등 K-콘텐츠 경쟁력을 토대로 글로벌 OTT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한다는 포석이다.
◇티빙
티빙은 CJ ENM과 JTBC 합작 시너지, 다년간 확보한 콘텐츠 기획·제작 노하우로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한다.
티빙은 올해부터 2023년까지 콘텐츠 투자에 총 4000억원을 투입한다. 방송·영화·음악 등 다양한 장르에서 축적한 CJ ENM 콘텐츠 노하우를 바탕으로 올해 약 20편 오리지널 콘텐츠와 CJ ENM 채널과 스핀오프 콘텐츠를 제작할 계획이다.
티빙은 20~30대 시청자 팬덤을 기반으로 성장한 '가장 트렌디한 방송채널' tvN을 모티브로 트렌디한 OTT로 자리매김한다는 포석이다.
검증된 장르와 내용의 콘텐츠, 이용자가 좋아할 콘텐츠 제작부터 시작해 점차 다양성을 강화, 전체 연령대 시청 수요를 충족한다는 계획이다. '트렌디한 콘텐츠'로 티빙 라이브러리를 채운다는 계획이다.
티빙은 과거 시청 데이터를 기반으로 첫 오리지널 콘텐츠 '여고추리반'을 기획했다. 지난해 CJ ENM에서 분사하기 이전부터 꾸준히 인기가 있던 추리예능 '대탈출'을 모티브로 추리예능을 선보였고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이외에도 드라마 '당신의 운명을 쓰고 있습니다', 예능 '백종원의 사계', 15일 공개될 영화 '서복' 등 오리지널 콘텐츠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신서유기 후속 '신서유기 스프링캠프'와 싱어게인 후속 '유명가수전 히든트랙' 등 tvN·JTBC 방송콘텐츠 스핀오프 프로그램 제작도 본격화한다.
글로벌 채널 '라이프타임' 오리지널 콘텐츠 드라마월드를 독점 공개하는 등 해외 콘텐츠 수급도 강화하고 있다.
◇왓챠
왓챠는 콘텐츠 다양성과 개인화를 강점으로 OTT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대한다.
'왓챠 익스클루시브'로 대표되는 해외 독점 콘텐츠를 꾸준히 공개하고 티캐스트 등 방송사, 유튜브 크리에이터와 콘텐츠 협업을 강화하는 등 콘텐츠 자체 제작에 시동을 걸었다.
왓챠는 지난해 3월부터 매달 1편씩 공개해온 해외 독점 시리즈 수급을 늘리고 있다. 올해는 '징벌' '코요테' 등 해외 시리즈·영화로 익스클루시브 제공을 본격화했다. 해외 독점 영화 수급도 늘렸다. 왓챠가 직접 수입한 영화를 소개하는 왓챠 프리미어를 론칭, 해외 영화 15편을 공개했다.
왓챠 익스클루시브는 올해 1월까지 시리즈·영화·예능 등 40편 이상 공개됐다. '이어즈&이어즈', '와이 우먼 킬' 등이 대표작이다. 익스클루시브 론칭에 앞서 공개한 박찬욱 감독 '리틀 드러머 걸'과 HBO '체르노빌' '퓨처맨' 시리즈 등 기존 독점 콘텐츠도 익스클루시브로 분류했다.
독점 콘텐츠 강화는 왓챠 이용자 확대에 주효했다. 2016년 1월 첫 서비스 시작 이후 1년 여 만에 누적 앱 다운로드는 100만건을 돌파했다.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도 본격화한다. 프로야구 구단 한화이글스 올해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한화이글스 이야기(가칭)'를 제작한다. 티캐스트와 손잡고 E채널 예능 '노는브로'도 공동 제작한다.
왓챠는 최대 2000명이 동시 접속해 콘텐츠를 보며 실시간 채팅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왓챠파티' 기능 도입 등 사용자경험(UX)을 고도화하고 있다.
왓챠는 모바일 기반에서 오프라인으로 서비스 영역을 확대했다. CJ CGV와 손잡고 왓챠가 엄선한 작품을 CGV 극장 왓챠관에서 상영하고 있다. 이달 왓챠 수입·배급작 '리틀 조' '스왈로우' 등과 한국영화 '건축학개론' '늑대소년' '아가씨' 등 11편을 왓챠관에서 볼 수 있다.
왓챠는 국내 OTT 중 유일하게 글로벌 시장에 진출했다. 지난해 일본에서 왓챠 OTT 서비스를 론칭, 일본 2020년 가장 인기 있는 앱 톱5에 이름을 올리는 등 이용자를 점차 확대하고 있다.
◇시즌
시즌은 통신사 강점을 극대화한 오픈플랫폼 OTT를 지향한다.
가입자 대상 다양한 콘텐츠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160편 이상 영화·예능·공연·드라마 등 다양한 장르 오리지널 콘텐츠를 자체 제작해 무료 제공하고 있다. 시즌 오리지널 콘텐츠를 한 곳에 모은 전용관을 마련, 이용자 접근성도 강화했다.
올해 오리지널 콘텐츠 영화 '큰엄마의 미친봉고'와 '더블패티', 드라마 '가시리잇고', 예능 '고막메이트 시즌3' 등을 공개했다. 시즌은 연내 최소 10편 이상 오리지널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다.
오리지널 콘텐츠·실시간 방송채널 제공뿐만 아니라 홈쇼핑 사업자와 협업을 통해 라이브 커머스 '쇼핑Live'를 론칭하는 등 종합 미디어 플랫폼으로 외연을 확대하고 있다.
네트워크와 정보통신기술(ICT) 등 통신사 강점을 활용한 차별화 서비스 제공에 주력한다. 인공지능(AI)·빅데이터·클라우드 등 KT 'ABC' 기술을 시즌 플랫폼에 접목했다.
빅데이터 분석과 AI 기술을 활용, 인물 검색을 통해 좋아하는 출연자 장면만 찾아 시청 가능한 아티스트 플레이 기능과 개인 맞춤형 추천화 기능, 새해 출시될 음식·의류 등 사물 검색 기능을 시즌에 탑재했다.
KT그룹 미디어·콘텐츠 컨트롤타워 KT스튜디오지니와 지식재산(IP) 전문기업 스토리위즈와 협력도 기대된다. KT스튜디오지니는 2023년까지 최소 4000억원 이상을 투입해 500억원 규모 대작 텐트폴, 웰메이드 드라마, 숏폼·미드폼, 영화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할 예정이다.
시즌은 스토리위즈 IP 영상화, KT스튜디오지니 오리지널 콘텐츠 수급을 통해 콘텐츠 다양성을 강화할 계획이다.
KT는 시즌의 보다 빠른 의사결정과 다양한 콘텐츠 제작, 서비스 시도 등을 위해 별도 법인으로 분사를 검토하고 있다.
◇글로벌 OTT 韓 진출 현황은
글로벌 OTT 국내 진출은 넷플릭스가 포문을 열었다. 넷플릭스는 2016년 한국 서비스를 시작했다.
넷플릭스는 지난해까지 총 7700억원을 투입해 '스위트홈', '킹덤' 등 넷플릭스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 80여편을 제작했다. 오리지널은 최대 31개 이상 언어 자막과 20개 이상 언어 더빙을 통해 190여개국에서 서비스되고 있다.
넷플릭스는 오리지널 콘텐츠 등에 힘입어 지난해 한국 매출 4154억5005만원을 기록했다. 전년(1858억5162만원)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영업이익은 88억2048만원으로 전년(22억3176만원) 대비 네 배 가까이 증가했다. 지난해 매출 대부분은 월 구독료(3988억원)다.
넷플릭스는 올해 총 5500억원을 한국 콘텐츠에 투자한다. 국내는 물론 아시아·남미 등 글로벌 시장에서 K-콘텐츠 인기를 고려한 결정이다. 이미 공개된 '승리호', '낙원의 밤' 이외에도 '킹덤:아신전' 등 10편 이상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할 예정이다.
디즈니플러스, 아마존프라임, 애플TV, HBO맥스 등 글로벌 사업자 국내 진출도 가시화되고 있다.
디즈니플러스는 연내 한국 서비스 론칭을 공식화했다.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 자체 제작 방침을 확정하고 국내 파트너를 물색하고 있다. 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NEW), 삼화네트웍스, 키이스트 등이 디즈니코리아 파트너로 거론되고 있다.
지난해 영상콘텐츠 경력 에디터 채용으로 국내 서비스 출시 기대감을 높인 애플TV도 배우 이선균 출연 드라마 '닥터 브레인', 배우 이민호·윤여정 출연 드라마 '파칭코' 등을 제작하고 있다.
애플TV와 아마존프라임은 SK텔레콤과 제휴를 통해 한국 서비스를 론칭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박종진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