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하수처리시설도 바이오가스로 온실가스 감축

충청북도 제천시 천남동에 위치한 제천환경사업소는 제천시에서 발생한 하수를 처리하는 시설이다. 제천시민 13만여명이 이용한 하수를 처리해 하천으로 흘러 보낸다. 하루에만 7만톤가량 물을 생물학적 방식과 침전방식으로 처리한다. 주민을 위한 필수시설이다.

하수처리를 위해선 송풍과 하수유입, 혼합, 압축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기 사용량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과거에는 주로 한국전력이 공급하는 발전량에 의존했다. 이는 고스란히 제천시민 부담으로 남았다.

[특별기획]하수처리시설도 바이오가스로 온실가스 감축

제천환경사업소는 전력 부담 최소화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2018년 하수처리과정에서 나오는 바이오가스를 활용한 열병합발전소와 태양광발전, 풍력발전 등을 세우면서 에너지 자립도 40%를 달성했다.

이진태 제천환경사업소장은 “신재생에너지 발전 이전까지만해도 전기사용료만 연간 15억~16억원에 달했지만 2018년 에너지 자립화 선언 이후 절반가량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전력비용 감축에는 메탄 등 바이오가스를 활용한 가스발전시설 구축이 효자 노릇을 했다.

[특별기획]하수처리시설도 바이오가스로 온실가스 감축

하수처리 과정에는 미생물이 하수 처리반응 등을 통해 부폐하면서 메탄 등 바이오가스가 발생한다. 이는 주변 주민에게 악취를 발생시키는 요인이기도 하다. 가스발전시설은 하수처리과정에서 미생물과 하수에서 발생한 바이오가스를 포집해 에너지로 바꿔주는 시설이다. 이 곳 하수처리시설에선 하루에만 4000~5000톤 메탄 등 바이오가스가 발생하는데 기존 280㎿급 가스엔진과 2018년 신규 설치한 380㎿ 가스발전기가 이를 소화하고 있다. 발전기 구축에 한대당 10억원가량 비용이 사용됐지만 전기료 절약으로 3~4년이면 비용 회수가 가능하다.

하수처리시설에서 나오는 슬러지 감량도 개선사업의 성과로 꼽았다.

제천시 관계자는 “소화조 개량 사업으로 발전기가 추가 구축되고 설비도 기계식으로 전환하는 등 현대화하면서 에너지 자립도를 높인 데다 이 과정에서 찌꺼기인 슬러지도 60% 줄었다”고 했다. 슬러지는 인근 시멘트 공장에선 고형연료로도 활용이 가능하지만 이를 운반 처리하는 데는 비용이 든다. 슬러지 감소는 그만큼 처리비용을 줄이는데도 역할을 했다.

이 관계자는 “국비 190억원 지원 등으로 하수처리시설이 개선되면서 주민 만족도도 높고 제천시 입장에서도 전기료 절감 등의 효과를 거뒀다”면서 “이웃 시도에서 제천하수처리장을 견학하고 이를 적용하려는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했다.

환경부는 제천시 하수처리시설 등을 모델로 삼아 대형시설에도 바이오가스 연료화 사업을 확산시킬 계획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하수·분뇨·음식물 등을 처리하는 데는 메탄 등 바이오가스가 나올 수밖에 없다”면서 “이를 에너지자원화하면 악취 제거는 물론 전력 자립화, 온실가스 감축에도 상당한 성과가 있어 이를 확산시키는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