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으로 대변되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초연결 시대 구현과 분야 간 융·복합을 통해 발전하는 기술 혁신에 있다. 특히 산업적인 측면에서 AI를 기반으로 하는 4차 산업혁명의 글로벌 승자독식 경쟁은 날이 갈수록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현시점에서 우리의 AI 생태계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협력과 상생에 기반을 둔 시너지 창출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AI와 빅데이터 기반 협력을 위해서는 AI 도입을 원하는 기업(수요자)과 AI 역량을 보유한 기업(공급자) 간 서로의 이익이 공존해야 한다. 우선 대부분 수요자는 인적·물적 자원의 한계로 단기간에 AI 역량을 갖추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반면 스타트업 등 공급자는 타 산업 분야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부족하고, 양질의 데이터 확보도 어렵다. 보유한 AI 기반의 사업화 모델 활용과 고도화에 어려움을 겪는 셈이다. 또한 혁신 기술로 무장한 우수한 사업화 모델이 있음에도 이를 적용할 기업을 적시에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스타트업도 많이 있다. 종합하면 공급자와 수요자 간 협력을 통한 시너지 창출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중소벤처기업부에서 2020년에 시범 추진한 '대-스타 해결사 플랫폼'은 각자의 이해관계 기반으로 수요자와 공급자를 연결했다는 점에서 제법 참신한 시도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시도가 계속되고 더 발전해 나간다면 기업 협력 생태계 내에 확실한 뿌리를 내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위해서는 다음의 내용을 고려해야 한다. 첫째 수요자가 필요로 하는 수준의 솔루션을 도출하기 위해서는 비즈니스와 관련된 민감한 데이터라 하더라도 과감히 제공해야 한다. 물론 정보보호 이슈와 관련된 충분한 보호장치를 마련하려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 둘째 지속적인 협력이 이뤄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AI 기반의 지능화는 일반적인 소프트웨어(SW)와 다르게 데이터를 활용한 개선이 지속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 지속적인 협력을 통해 공급자는 해당 산업 분야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져서 수요자에게 더 높은 수준의 결과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마지막으로 공급자는 조성된 협력 생태계에서 데이터를 받는 만큼 그에 맞는 결과물을 낼 수 있도록 AI 역량을 갖춰야 한다.
다시 강조하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대기업, 중견·중소기업, AI 스타트업 간 협업을 통해 어느 때보다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다. 수요자인 대기업은 공급자인 스타트업의 AI 혁신기술을 수혈,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해 나갈 수 있다. 또 다른 수요자인 중견·중소기업은 기존 인력의 경험과 노하우에 의존한 판단을 AI·빅데이터 기반 지능화로 변환, 생산성과 품질·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또 공급자인 스타트업은 이러한 협력을 통해 자사의 혁신기술을 시장에 선보일 기회를 얻음으로써 서로의 성장 견인과 함께 지속 가능한 상생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을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국가 간,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앞으로 기업은 생존을 위해서는 단순한 AI 도입 벤치마킹에서 벗어나 자사의 사업화 모델에 특화된 현장 중심의 AI 활용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AI 스타트업이 기업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혁신 역량을 십분 발휘해야 한다. 정부는 우리 생태계의 플레이어가 생존하고 혁신하기 위해 이 협력 생태계를 확대하고 실행하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해 줄 것을 당부한다.
강상기 한양대 AI솔루션센터장 sangki30@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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