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협동조합 설립이 점차 늘기 시작했다. 중소기업협동조합이 중소기업 지위를 인정받아 각종 지원사업에 참여할 수 있게 되면서다. 그간 점차 조직률이 떨어지던 중소기업협동조합의 공동사업에도 새로운 계기가 될 전망이다.
22일 중소벤처기업부와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최근 산업용리프트공업협동조합이 중기부로부터 설립 인가를 통보받았다. 산업용리프트조합에 이어 전자칠판디스플레이협동조합과 스마트에듀테크협동조합도 중기부에 설립 인가를 신청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신규 조합 설립과 관련해 기존 조합들로부터 의견 수렴을 하고 있다.
최근 들어 이어지는 신설 조합 설립은 개정 중소기업기본법 시행에 따른 것이다. 개정법은 김경만 더불어민주당이 지난해 7월 발의해, 이달 21일부터 시행됐다. 개정법에 따라 중소기업협동조합도 개별 중소기업과 같이 정부가 실시하는 다양한 지원 사업에 참여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중기부는 협동조합을 통한 연구개발(R&D) 수요 발굴과 맞춤형 교육과정 개발 등 다양한 사업을 올해 추진한다.
중소기업협동조합은 최근 수년간 정체였다. 22일 기준으로 연합회, 전국조합, 지방조합, 사업조합을 포함한 전체 중소기업협동조합 수는 925개를 기록 중이다. 2010년대 이후부터 900개 안팎 수준을 오가고 있다.
중소기업계 안팎에서는 단체수의계약 폐지로 인해 중소기업협동조합에 대한 실질 지원이 감소하고, 기존 전통사업 중심의 중기조합의 경쟁력이 한계에 이른 것을 주된 요인으로 꼽는다. 실제 2019년 하반기 들어 10월 이후 약 1년간은 신설 조합 신청이 사실상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중소기업계 관계자는 “협동조합이 경쟁력이 없었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조합 설립을 위한 문의 조차도 한 동안 전혀 들어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신설 조합 설립의 직접 계기가 된 것은 협동조합도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한 개정법이 영향이 크다. 국회에서 개정법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기 시작한 지난해 10월 안팎으로 사실상 끊겼던 조합 설립 신청이 점차 늘어 중소렌터카조합, 방역용품산업조합 등이 신규 인가를 받았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그간 일반 중소기업과는 달리 중소기업협동조합은 실질 지원이 부족해 신규 결성에 정체기를 오래 겪어왔다”면서 “개인이 아닌 사업자로 이뤄진 협동조합인 만큼 영속성 측면에서 이번 개정법을 계기로 실질 활동이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기중앙회에서는 개정법 시행을 계기로 중소기업협동조합 활성화를 위해 조합 온라인 선거·의결제를 도입한다. 협동조합 포털도 전면 개편할 계획이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