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평가 낮은 개인 '맞춤형 금융서비스' 나온다

금융위, 개인·비금융CB 사업자 접수
통신·수도요금 등 다양한 정보 활용
금융이력부족자 '대안 신용평가' 가능
대다수 카드사, 개인사업자 시장 공략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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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1800만명에 달하는 개인사업자, 청년·주부 등 금융이력부족자, 저신용자를 위한 새로운 신용평가(CB) 시장이 본격 열린다. 금융당국으로부터 본허가를 획득하면 획일적인 금융정보 기반 신용평가 체계가 다양해져 이들을 위한 새로운 금융상품과 소비·지출·자산관리 등 초개인화된 맞춤형 금융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3일 개인사업자신용평가사(개인사업자CB)와 비금융정보전문신용평가사(비금융CB) 사업자 신청을 접수했다. 앞으로 시장 수요가 있을 시 매달 사업자 신청을 접수할 계획이다.

금융이력이 짧은 청년이나 주부 등의 경우 기존 금융정보 중심 신용평가 체계에서 높은 점수를 받기 어려웠다. 그러나 통신요금, 수도·전기·가스요금 등 다양한 정보를 활용한 신용평가 체계를 적용하면 새로운 기준으로 평가할 수 있어 금융활동 저변을 넓힐 수 있게 된다.

또 새로운 신용평가 체계 기반 금융상품이나 자산관리 서비스 등도 제공할 수 있게 돼 기존보다 한층 개인화한 맞춤형 금융서비스가 탄생할 여지도 커진다.

금융당국이 추산한 개인사업자는 663만명, 금융이력부족자는 1107만명이다.

현재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된 대안신용평가모델은 더존비즈온, 지속가능발전소, 위즈도메인 등이 서비스하고 있다.

더존비즈온은 2019년 12월 '실시간 회계 빅데이터를 활용한 인공지능(AI) 신용정보 제공 서비스'를 선보인 후 최근 지정기간을 연장받았다. 중소기업의 세무·회계 빅데이터를 분석하면 회계 투명성을 입증할 수 있고 결산재무정보 위주 신용정보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

위즈도메인은 데이터와 AI를 활용한 특허가치자동평가 플랫폼을 지난해부터 서비스하고 있다. 기업이 보유한 특허기술의 경제가치를 평가해 금융권에 제공하는 모델이다.

지속가능발전소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에 공공데이터와 뉴스 등 비재무 정보를 추가해 분석하는 지속가능신용정보(SCB)를 서비스하고 있다.

소상공인과 개인사업자를 위한 개인사업자CB 시장에는 대다수 카드사가 뛰어들 전망이다.

카드사 중 신한카드가 처음으로 개인사업자CB 신규 허가 접수에 나섰다. KB국민카드, 비씨카드도 이르면 내달 중 접수할 계획이다.

카드사들이 개인사업자CB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결제 데이터' 기반으로 그간 금융사각지대에 내몰린 개인사업자를 위한 대안신용평가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카드 결제 데이터로 개인사업장 매출 정보 등을 파악할 수 있다. 그동안 개인사업자의 경우 소득 정보를 파악하기 어려워 제대로 된 신용등급을 받지 못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향후 다른 카드사 진출도 잇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카드의 경우 기존 제휴 CB 서비스 외에 향후 개인사업자CB 진출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카드는 삼성생명 중징계 건으로 신사업 진출에 제동이 걸렸지만 내부적으로 개인사업자CB업 진출을 검토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주요 핀테크 기업들도 새로운 대안신용평가모델 시장에 정식으로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다.

핀크는 비금융 데이터인 통신데이터를 활용한 대안신용평가모델 'T스코어'를 혁신금융서비스로 제공하고 있다. 정식 비금융CB 사업자 지정을 준비하고 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스마트스토어 데이터 기반 대안신용평가시스템을 제공하고 있다. 스마트스토어 사업자가 더 나은 조건으로 사업자금을 융통할 수 있도록 해 단기간에 좋은 반응을 얻었다.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각 사 데이터를 협력해 대안신용평가모델을 개발하는데 착수했다. 카카오페이는 준비 중인 대안신용평가모형에 카카오뱅크 데이터를 결합해 고도화할 계획이다. 카카오뱅크는 신파일러 등을 위한 신용평가모형을 완성해 중금리·중신용 상품 개발에 활용할 방침이다.

이 외에 부동산 빅데이터 기업 빅밸류, 한국신용데이터 등이 대안신용평가 사업자 획득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