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이 코로나19로 닫힌 취업문, 부동산 정책의 직격탄을 받은 무주택 청년들 마음 잡기에 돌입했다. 하지만 여야 모두 청년 정책이나 구상이 개별 의원의 정책구상으로 제시되다 보니 중구난방인 모양새다. 최근 은성수 금융위원장의 거래소 폐쇄 발언으로 급격히 악화된 2030 코인 민심을 두고 여당은 구체적인 방향성을 제시하지 못한 채 우왕좌왕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당권주자 3인(홍영표·송영길·우원식, 기호순)은 재보궐선거 패인으로 '부동산 문제'가 크다고 판단했다. 이들은 순식간에 '벼락 거지'가 됐다는 2030 세대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부동산 정책 기조 변화를 예고했다.
홍영표 의원은 청년층 청약제도 재설계를 내놨다. 부동산 투기 억제에 집중해 청년과 무주택자 등의 주거 지원에 미흡했다고 인정하며, 모든 청년이 공정하게 아파트를 소유할 수 있도록 하는 청약제도 재설계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패닉바잉을 불러온 불합리한 대출 규제도 고치겠다고 제시했다. 청년층 일자리를 두고는 노동시장의 유연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할 사회적 대타협이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호봉제보다는 직무급제로 바꾸는 '임금체계 개편'을 통해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영길 의원은 청년들이 축의금만 있으면 집을 갖게 해주겠다며 생애 최초 무주택자와 청년층에게 LTV·DTI 비율을 90%까지 풀겠다고 제안했다. 무주택자를 대상으로 집값의 90%까지 대출이 가능케 해 내집마련을 할 수 있게 돕겠다는 내용이다. 당내에 청년 목소리를 듣겠다는 비전도 제시했다. 송 의원은 당내 민주주의 복원을 위해 청년 최고위원을 2명으로 늘리고, 공천에서도 청년 가산점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우원식 의원은 지난 재보궐선거 패인을 결혼을 앞둔 2030세대가 집값이 오르니 희망이 끊어졌다고 판단했다. 민심이 민주당의 기득권화를 질책했다고 해석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청년층에게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를 40%, 60%로 제한하지 말고 완화할 것을 제시했다. 청년층 군복무 보상을 두고는 군 가산점으로 풀 것이 아니라 군에 있을때 자기계발 지원, 제대 이후 자기계발 비용 지원 등 새로운 보상으로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지난 재보궐선거 동안 청년 표심을 확인하고, 2030 민심잡기를 계속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당대표 선거전이 막이 올랐지만, 아직 출마를 공식화 한 의원은 몇명 없다. 물밑 행보만 이어가고 있다.
당권 도전 준비 중인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은 암호화폐(가상통화)와 관련된 2030의 코인민심 잡기에 돌입했다. 주 의원은 투자자를 보호할 수 없다면서 소득에는 과세한다는 앞뒤 맞지 않는 정부의 논리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당내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가상통화 제도에 대한 여러가지 연구와 투자자 보호를 위한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초선 당대표론을 들고 나온 김웅 의원은 보궐선거에 나타난 20대의 투표성향은 동유럽의 역사를 완전히 뒤바꿔 놓은 마자르족의 출현을 연상케 한다고 비유했다. 그는 어떤 정당이든 20대의 미래를 제시하지 못하면 지금과 같은 결과가 그대로 재현될 것이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청년들이 직접 정치를 해야 변화가 생길 수 있다며, 청년에게 일정 비율의 공천권을 보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청년이 직접 정책을 짤 수 있도록 판을 깔아주겠다는 계획이다.
조해진 의원은 젊은 정당을 만들기 위해 만 18세가 되면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있고, 20대에 지자체장과 국회의원에 도전할 수 있게 한다고 공약했다. 또 30대 당 대표를 세울 수 있는 정당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키즈국힘(kids,유소년), 유스국힘(youth,청소년), 캠퍼스국힘(campus,대학생), 워킹국힘(working,청년과 직장인)을 조직한다는 것이다. 훈련된 인재 육성으로 젊은 보수주의 정치인을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윤영석 의원은 정당의 디지털 플랫폼화로 다양한 사회 구성원 의견을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IT 기술을 활용해 정당 시스템을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또 지명직 최고위원에 여성과 청년을 지명하고 청년 세대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제3 사무부총장직을 신설해 젊은 초선 또는 원외위원장을 임명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