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보안 업무 분야는 4차 산업혁명의 가장 중요한 선결 과제이지만 인력은 여전히 부족하다.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 2020년 정보보호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정보보호 담당 인력이 없는 사업체 비율이 무려 72.2%며, 정보기술(IT) 인력 중 정보보호를 담당하는 인력이 차지하는 비중이 '1% 미만'인 사업체 비율이 20.1%로 가장 높았다.
신산업·신기술 분야 여성 과학기술 인력을 양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사이버보안 분야에서 일하는 여성 비중은 매우 낮다. 특히 보안 전문가 고위 여성 임원은 전체 사이버보안 여성 종사자의 1% 정도에 불과하다. 빠르게 변화하는 디지털 기술에 대응할 수 있는 여성 인재 양성과 실력 발휘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이향선 전자신문인터넷기자 hyangseon.lee@etnews.com
최근 글로벌 기업이 직원 고용에 있어 포용성과 다양성을 중심에 두고 인지 편향이나 집단사고를 줄여 보다 정확한 의사 결정과 함께 직원의 업무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글로벌 차세대 보안 기업 팔로알토 네트웍스도 포용성과 다양성을 잘 실천하고 있으며 특히 여성 사이버보안 리더 양성에 적극적이다.
팔로알토 네트웍스 코리아(지사장 이희만)는 여성 사이버보안 인력 양성을 위해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이하 WISET, 소장 안혜연)와 함께 28일 '우먼 인 사이버 2021' 행사를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올해 두 돌을 맞는 '우먼 인 사이버'는 팔로알토 네트웍스가 WISET와 함께 '차세대 여성 사이버보안 리더 양성'이라는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해 여성들이 사이버보안 분야에서 경력을 쌓고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표다.
행사는 한국을 비롯해 호주, 인도네시아, 대만, 중국 등에서 개최되고 있다. 올해는 20대 화이트 해커부터 팔로알토 네트웍스 본사 임원은 물론 유통, e커머스 기업, 학계 석학 등 다양한 분야 최고 여성 보안 리더가 함께 했다. 사이버보안 분야 여성 리더가 롤모델로 참여해 비전과 커리어 관리 노하우를 공유, 차세대 여성 리더의 경력 개발에 동기를 부여하고 지원하도록 기획됐다. 여대생을 포함한 많은 수의 차세대 여성 리더가 참여해 미래 보안 전문가로서 성장을 위한 다양하고 알찬 정보가 공유됐다.
◇사이버보안 여성 리더들의 현실적 멘토링 풍성
안혜연 WISET 소장은 기조 연설을 통해 기업과 기관 보안 담당자, 시스템 운영자, 기획자는 물론 컨설턴트, 보안솔루션 기획과 개발, 영업, 마케팅 등 다양한 분야로 여성이 진출할 수 있다고 했다. WISET은 “과학기술 분야 경력개발 지원시스템을 운영해 어린 학생부터 경력 여성 재직자까지 단계별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다. 행사를 통해 초·중·고 및 대학(원)학생들이 정보보안 신기술 분야로 진출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팔로알토 네트웍스의 제인 정(Jane Chung) 퍼블릭 클라우드 부문 부사장은 여성 보안 전문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는 다양한 배경을 가진 더 많은 여성 인재가 사이버보안 분야에 합류해 어려움과 극복 방법을 공유해 함께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팔로알토 네트웍스는 많은 사이버보안 분야 여성 인력이 커리어를 관리해 의사결정권자 및 관리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속 지원 활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임유진 숙명여대 교수는 “인공지능(AI)과 보안이 융합하면 악성코드 분석, 네트워크 취약점 분석 등 다양한 보안 분야의 대응력 향상이 기대된다. 이러한 혁신 기술을 빠르게 적용하는 보안 분야에서 여성 통찰력과 공감 능력을 활용해 혁신 제품 개발과 마케팅, 영업 등 다양한 업무 수행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임수진 팔로알토 네트웍스 전무는 여성이 보안 회사에서 일할 수 있는 다양한 업무와 준비 사항을 소개하며 AI, 클라우드 등 다양한 보안 신기술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시장 동향을 살펴 경력 관리를 하라고 조언했다.
윤혜정 인터파크 이사와 최윤정 노스페이스(영원아웃도어) 이사는 '언니들과 함께하는 디지털과 보안 취업 그까이꺼'라는 주제로 사이버보안 분야에서의 다년간 경험을 토대로 취업을 고민하는 많은 새내기 후배들에게 채용과정에서 있었던 에피소드와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지한별 KITRI BoB 멘토는 화이트해커라는 직업을 선택하게 된 동기와 화이트해커로 활동하면서 경험했던 것들과 자세, 책임감에 대해 이야기했다.
최문용 WISET 팀장은 보안 분야에서 정책, 엔지니어, 홍보, 심사인증 등 구체적으로 어디서 일할 것인지 정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정보보안 전문가 양성을 위해 마련된 WISET 교육과정도 소개했다.
임희정 브리스캔영 어쏘시에이츠 전무는 사이버보안 분야에서 커리어를 시작하는 방법과 커리어를 시작한 후 초기 5년을 어떻게 보내야 성공적인 커리어의 길을 갈 수 있는지, 헤드헌터가 만나본 성공한 사람들의 노하우와 팁을 전수했다.
웬팅 치우(Wenting Chiu) 팔로알토 네트웍스 북아시아 마케팅 총괄 디렉터는 여성 인력이 커리어를 잘 유지하고 관리하려면 사이버보안 산업 분야 트렌드 변화를 예의주시하여 전문성을 갖추고 다른 조직과 함께 융화되는 책임감이 필요하다고 했다.
여성 과학기술 인재의 사회 진출은 여전히 유리천장이다. 그러나 클라우드 중심 미래를 위해 사람과 조직의 운영 방식을 변화시키는 기술을 제공하며 포용성과 다양성을 표방하는 팔로알토 네트웍스 같은 기업과 WISET과 같은 기관이 함께 여성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활동 기회를 부여한다면 유리천장을 깰 수 있다. 그리고 더 나은 미래와 발전을 분명 목도할 수 있을 것이다. 다가올 3회 '우먼인 사이버' 행사에서는 양적, 질적으로 더 많은 여성 사이버보안 리더가 배출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