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판매 예정이면서 한국법 무시하는 중국 PC게임

나라카는 한국어를 지원한다
나라카는 한국어를 지원한다

한국어를 제공하고 한국에서 공개테스트(OBT)를 진행하는 등 국내 유통 가능성이 큰 중국 PC게임이 관련 국내법을 준수하지 않아 문제로 지적된다.

한국은 2017년 3월 이후 단 2개 게임만 중국에 공식 출시했지만 중국은 모바일 오픈마켓과 스팀을 타고 아무 제재 없이 안방을 공략한다. 중국이 무역 장벽을 높이면서 게임으로 '문화공정'을 시도하려고 하는데 우리는 방파제를 잃어가고 있다.

중국 넷이즈 자회사 24엔터테인먼트가 개발·서비스하는 '나라카:블레이드포인트'가 스팀 최고 동시접속자수 14만명을 기록, 스팀 전체 서비스 게임 중 5위를 차지했다. 스팀은 밸브가 운영하는 세계 최대 전자 소프트웨어 유통망(ESD)이다.

나라카는 동양풍 배틀로얄 액션 PC게임으로 개발 초기부터 기대를 받은 작품이다. 나라카는 올해 여름 출시를 앞두고 OBT를 진행했다. 테스트에는 한국 이용자도 참여했다.

24엔터테인먼트코리아 관계자는 “국내 이용자들의 생생한 의견을 확인할 기회”라며 “날카로운 지적과 의견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게임은 국내 이용자 대상 테스트에 필요한 시험용게임물확인을 받지 않았다. 현행법상 시험용 게임물을 평가하려면 시험용게임물 요건을 받고 시험용 게임물 확인증을 발급받아야 한다. 국가나 공공기관이 제작하는 게임이나 교육, 연수 기관에서 교육목적으로 제작하는 게임만 면제받을 수 있다.

글로벌 게임사도 준수하는 사항이다. 블리자드는 최근 '디아블로2:레저렉션'을 국내에서 테스트하면서 시험용게임물확인을 받았다.

나라카는 스팀 판매 페이지에 게임소개를 한국어로 적어놓았다. 인 게임 한국어도 지원한다. 국내에 출시, 유통해 수익을 올릴 의도가 분명함에도 기본적인 법을 준수하지 않는 것이다.

넷이즈 관계자는 “현재 테스트 버전은 내부 사정에 의해 한국어를 지원하지 않지만 정식 서비스 시에는 한국어를 지원할 계획”이라며 “전반적으로 모든 부문에 걸쳐 한국출시를 제대로 하겠다는 방향성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게임으로 '문화공정'을 시도하려는 상황이다. 중국 게임사는 스팀을 통해 별다른 제재 없이 국내에 입성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10년 넘게 이어진 밸브의 한국법 무시와 이를 이용하는 중국 게임사의 '환장의 콜라보'라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등급분류 절차 간소화법'이 본 회의를 통과해 올해 말 본격 시행될 예정이지만 중국 게임사가 따르지 않으면 그만이다. 중국은 무역 장벽을 높이고 있는데 반대로 우리는 기존 방파제마저 역할을 잃어가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이 등급분류, 시험용 게임물 확인을 받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우리나라 법이 우리나라에서 사업하는 누구에게나 적용돼 불공정 경쟁이 해결되기를 바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