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NM이 인터넷(IP)TV 3사에 전년 대비 프로그램 사용료 25% 인상을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함께 모바일 플랫폼 실시간 프로그램 사용료의 별도 책정도 제안했다.
KT, LG유플러스, SK브로드밴드 등 IPTV 3사는 전례가 없는 과도한 프로그램 사용료 인상과 원칙 없는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사실상 CJ ENM의 제안을 수용하기 어렵다고 반발했다.
프로그램 사용료 인상률은 물론 IPTV·모바일 플랫폼을 나눠 계약하는 방식에 대한 양 진영 간 이견이 커서 갈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CJ ENM은 '콘텐츠 제값받기'를 명목으로 tvN, OCN 등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프로그램 사용료를 전년 대비 25% 인상할 것을 요구했다. 콘텐츠 투자와 채널 시청률 등을 고려한 인상률이다.
이와 함께 모바일 플랫폼 실시간 프로그램 사용료의 별도 책정도 제안했다. 모바일 플랫폼 시청률 증가 등을 감안한 결정이다. 지난해까지 IPTV와 모바일 플랫폼의 실시간 채널 비용을 포함한 프로그램 사용료 총액으로 계약을 체결했다.
CJ ENM은 KT '시즌', LG유플러스 'U+모바일tv' 등 모바일 플랫폼의 실시간 프로그램 사용료로 전년 대비 10배 정도 인상폭을 제시했다.
IPTV는 CJ ENM의 프로그램 사용료 25% 인상은 무리한 요구라고 강조했다. 또 IPTV와 모바일 플랫폼 계약을 분리할 명분이 낮다고 지적했다.
IPTV 관계자는 “모바일 플랫폼의 실시간 프로그램 이용자 대다수가 IPTV 가입자”라면서 “IPTV와 모바일 플랫폼은 완전히 별개 상품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모바일 플랫폼 프로그램 사용료가 포함된 지난해 계약 당시와 올해 IPTV 요금제·상품 구성이 동일하고, 새로운 수익원이 창출된 것도 아닌 만큼 CJ ENM이 제안한 계약 분리는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CJ ENM과 IPTV 3사 간 갈등은 쉽게 봉합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양측 모두 프로그램 사용료가 매출과 이익에 직결되는 만큼 물러서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CJ ENM 관계자는 “CJ ENM 방송채널 시청점유율과 IPTV에 대한 콘텐츠 기여도 등을 고려해 정당한 프로그램 사용료를 책정하자는 것”이라면서 “IPTV와 시즌·U+모바일tv는 별개 서비스로 프로그램 사용료가 별도 책정되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다.
IPTV 관계자는 “신의성실 원칙에 따라 합리적인 대가 산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면서도 “적정 인상률에 대한 이견이 크다”고 밝혔다.
CJ ENM과 IPTV간 프로그램 사용료 협상은 다른 PP와 케이블TV 등 유료방송 플랫폼 간 프로그램 사용료 계약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박종진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