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공매도 1년 2개월 만에 재개…증시 여파에 주목

주식 공매도 1년 2개월 만에 재개…증시 여파에 주목

3일부터 주식 공매도가 재개된다. 1년 2개월 만이다. 공매도가 증시 하락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금융당국은 제도 개선을 차질 없이 준비한 만큼 부작용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피력했다. 공매도 재개를 결정한 지난 2월 이후 금융위원회와 유관기관은 부분 재개를 위한 전산 개발, 증권사·거래소 이중 적발 시스템 구축, 불법 공매도에 대한 처벌 수준 강화, 개인의 공매도 기회 확충 등을 시행했다.

공매도 재개는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코스피200·코스닥150 지수 구성 종목 대상으로 제한된다. 코스피200·코스닥150 지수는 시가총액이 크고 유동성이 풍부한 종목으로 구성돼 있다. 구성 종목은 한국거래소가 반기(6월·12월)마다 종목을 재선정해 공지한다. 지수 구성 종목이 변경되면 공매도 허용 종목도 따라 변경된다. 개인투자자도 개인대주 제도를 통해 해당 종목의 공매도 투자가 가능해진다. 다만 공매도를 위한 사전교육 및 모의투자를 이수해야 하고, 증권사별 차입 한도 이내에서만 거래할 수 있다.

3일부터 즉각 공매도가 가능한 증권사는 총 17개사다. NH투자, 키움, 신한금투, 대신, SK, 유안타, 한국투자, 하나, KB, 삼성, 교보, 미래에셋, 케이프, BNK, 상상인, 한양, 부국 등 증권사에서 개인 공매도가 가능해진다. 올해 안에 나머지 11개사(이베스트, 유진, 하이, 메리츠, KTB, IBK, DB, 한화, 현대차, 신영, 유화)까지 확대, 신용융자 서비스를 제공하는 28개 증권사 전체에서 이용이 가능해질 예정이다.

공매도 재개를 앞둔 4월 말을 기점으로 일부 차익 시현 매물이 시장에 쏟아지는 등 투자심리는 다소 위축된 상태다. 코스피 지수는 27일 3218포인트(P)로 출발해 30일 3154P까지 하락, 4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코스닥 역시 반도체 장비·소재 중심으로 하락하며 1000P 아래로 후퇴했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둔 경계감, 미국채 금리 상승 등 영향도 악재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이지만 아시아 증시 전체적인 흐름 대비 국내 증시가 약세를 보인 것은 공매도 재개 영향으로 해석된다.

공매도 제한 조치가 해제되면 성장주, 바이오, 고PER(주가수익배수)주 종목들이 주된 공매도 타깃이 될 공산이 크다. 중소형주는 20~30%, 대형주는 10~20% 조정 가능성이 제시된다. 과거 2009년과 2011년 공매도 제한 조치 해제 시점에서도 성장주가 가치주 대비 하락세를 보였다. 다만 공매도 재개 이후에도 주가 조정은 1개월 정도로 제한적일 것이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이정빈 IBK투자증권 퀀트 담당 연구원은 2일 “코스피 12개월 선행 순이익은 157조원으로 코로나19 당시 110조원 수준에서 47조원이나 상향 조정됐고, 이는 유동성 확장으로 인한 영향이 실물경기에 반영됐기 때문”이라면서 “주가의 함수인 실적이 상향 조정되는 상황에서 수급적인 이유만으로 현재 추세적으로 우상향하는 주가지수 방향성을 돌려놓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전망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