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스마트폰 사업 철수에 따른 특허기술 유출 우려가 현실화됐다.
LG이노텍 무선충전 특허를 인수한 글로벌 특허관리전문업체(NPE)가 삼성전자를 상대로 미국에서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아일랜드 소재 특허관리전문업체 '스크래모지 테크놀러지(Scramoge Technology)'는 미국 텍사스주 와코 서부지방법원에 삼성전자가 안테나 조립과 생산 방식에 대한 특허 등 3건을 무단으로 침해했다며 소장을 제출했다.
스크래모지가 제기한 소송이 무선충전 기술로 한정됐지만 향후 LG전자 LTE 혹은 5G 표준 특허가 글로벌 NPE로 유출될 경우에 국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하는 사례라는 분석이다.
해당 특허는 각각 '안테나 조립 및 제조 방법(US9553476)' '무선충전용 전자부스터 및 제조 방법(US9825482)' '수신 안테나 및 이를 포함하는 무선 전력 수신 장치(US9997962)'로 LG이노텍이 2013년과 2014년 국내외 출원한 기술이다.
LG이노텍은 스마트폰용 무선충전 모듈을 개발·생산, LG전자에 공급했다. 하지만 2019년 LG이노텍이 무선충전 사업에서 철수하고 활용도가 낮은 특허 매각을 추진, 수익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2월 스크래모지가 LG이노텍으로부터 양수한 무선충전 관련 특허는 100여건에 이른다. 승소 가능성과 배상금 규모를 키우기 위해 기술 연관성이 높은 특허풀(Pool)을 일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크래모지가 침해를 주장한 제품은 갤럭시S21 시리즈와 갤럭시Z 폴드2 5G를 비롯한 갤럭시S6 이후 무선충전 기술이 탑재된 삼성전자 플래그십 스마트폰 전 모델이다. 미국 내 수입과 판매, 추가 생산 금지까지 거론한 만큼 막대한 배상금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크래모지에는 아일랜드 현지 헤지펀드 마그네타 캐피털 자본이 투입됐다. 마그네타 캐피털은 앞서 삼성전자와 애플, LG디스플레이 등을 상대로 특허 소송을 진행 중인 글로벌 NPE '솔라스 OLED' 배후 기업으로도 알려졌다.
배동석 인텔렉추얼디스커버리 부사장은 “글로벌 금융 자본이 NPE에 투자, 특허 수익화에 나서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