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일부 극성 당원들의 '문자폭탄'을 놓고 양쪽으로 갈라섰다. 동의하지 않는다는 측도 있지만 수용해야 한다는 측도 심심찮게 나왔다. 결국 김용민 최고위원이 기름을 부었다. 김 최고위원은 지난 3일 열성 지지층의 '문자폭탄' 논란에 대해 “적극적인 의사표시가 당연히 권장돼야 한다”면서 “당원과 국회의원이 소통할 수 있는 통로나 창구가 많지 않다”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권장될 일이고, 정치인으로서 감내해야 할 일”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오히려 옹호하는 발언까지 쏟아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이 소통에 너무 목말라서 이렇게라도 소통하고 싶은 것”이라면서 “문자를 보내는 일 자체가 피곤한 일이고, 여러 가지 보내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정치인들은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회의원에게 문자를 보내는 일도 정치 행위의 하나다. 직접 찾아가거나 대화하는 일보다는 소극적이지만 정당한 의사 표현 방법이다. 김 최고위원 얘기대로 국회의원과의 소통창구로서 분명한 역할이 있다. 바쁜 국회의원에게 본인의 의사 표현에 문자만큼 편리한 수단도 없다. 오히려 정치 사안에 침묵하기보다는 문자라도 보내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게 유권자의 당연한 권리다. 침묵하는 다수보다 참여하는 소수가 올바른 정치 풍토를 만들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문자를 보내는 일 자체를 논란거리도 삼는 것조차 불필요한 일인지 모른다.
문제는 다른 데 있다. 특정 목적을 위해 조직 차원에서 움직인다면 대의민주주의 원칙에 어긋난다. 민주주의는 다수결의 원칙이 기본이지만 전제는 다양성이다. 소수의견도 경청하고 토론을 거쳐 다수결로 총의를 모아 가는 체제다. 아무리 보잘것없는 소수의견이라 해도 존중해야 한다. 문자폭탄의 배경은 소수의견 묵살에 있다. 일종의 정치적 압박 행위다. 본인이나 집단의 의견과 다르다고 특정인을 따돌리거나 싸잡아 비판한다면 민주주의의 정도를 벗어난 행위다. 설령 의견이 맞지 않더라도 귀를 열고 존중하는 자세에서 생산적이며 건설적인 정책 방안이 나올 수 있다. 정치는 타협과 조정이 생명이다. 정치를 투쟁으로 생각한다면 민주주의 원칙을 다시 배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