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는 PC나 모바일 기기로도 접속이 가능하지만 몰입도를 높이려면 가상현실(VR)이나 증강현실(AR) 장비가 필요하다.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처럼 가상세계에서 세컨드 라이프를 영위하기 위해서는 고성능 장비가 필수다.
기술 발달에 따라 VR 기기도 AR 글라스에 가깝게 작고 가벼워질 것으로 보인다. 향후에는 둘의 경계가 사라지면서 지금보다 가볍고 해상도 높은 고성능 단일 장비가 출시될 전망이다.
VR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MD) 분야는 오큘러스퀘스트2(페이스북), 바이브 포커스 플러스(HTC), 리버브 VR G2(HP), 네오2(피코), 인덱스(밸브), 파이맥스 8KX(파이맥스), 오디세이(삼성전자) 등이 경쟁한다. 가격은 40만~130만원이다.
업계 관계자는 “VR HMD는 오큘러스와 바이스 포커스가 시장을 양분한다”면서 “HTC는 바이브 포커스 플러스에 이어 곧 바이브 포커스3를 내놓을 예정인데 해상도나 화각 등 성능이 대폭 개선된다”고 말했다.
AR 글라스 분야에서는 홀로렌즈2(마이크로소프트), 모베리오(앱슨), 뷰직스 M100(뷰직스) 등이 상용화됐다. 씽크리얼리티 A3(레노버)가 올해, 애플 AR 글라스가 내년 이후 각각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오포와 퀄컴 등이 연내 AR 글라스를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AR 글라스 가격은 100만원 미만인 제품도 있지만 홀로렌즈2의 경우 500만원대로 개인용보다는 기업용으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출시되는 장비는 가격뿐 아니라 해상도, 크기, 성능, 무게, 배터리 시간 등에서 해결과제가 많다. 낮은 장비 활용성은 VR·AR 산업 확산을 더디게 하는 이유 중 하나로 메타버스 확산을 위해서는 장비 활용성 개선이 뒤따라야 한다.
김보은 라온텍 대표는 “AR 글라스 분야를 살펴보면 이용자들은 40g 미만, 아이맥스 영화관 이상의 화각, 4K 해상도, 광학 왜곡이 없으면서 30만원 이하 장비를 원한다”면서 “또 배터리는 하루 종일 사용하면서 스마트폰을 대체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완성도가 높다는 홀로렌즈2가 무게 600g에 가격 500만원 이상, 배터리 2시간, 실내 사용 제한 등으로 한계가 높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김 대표는 “올해도 여러 제품이 나오겠지만 이용자가 만족할 만한 제품이 나오려면 아직은 시간이 더 필요하다”면서 “애플 역시 내년은 출시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여 2023년에 출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메타버스 장비 발전을 위해서는 디스플레이, 광학, 반도체, 소재 등 각 분야와 산·학·연의 협력이 요구된다”며 “선진국의 경우 이 같은 협력이 잘 이뤄지고 있어 국내 산업계의 분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