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대형 은행들이 새로운 본인확인 수단으로 '얼굴인증' 도입을 결정했거나 검토하고 있다. 기존 사설인증서를 대체하는 정식 인증의 역할을 포함해 본인확인 절차 신뢰도를 높이는 보조 수단으로 활용을 확대한다. 온라인은 물론 오프라인에서도 얼굴인식 기능을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시작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국내 은행들이 사설인증 중 하나인 얼굴인증을 본인확인 수단으로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의 로그인 수단, 오프라인 지점의 본인 확인수단, 금융거래 시 본인확인 수단 등 적용 수위와 범위가 다양하다.
최근 얼굴인식 기능은 출퇴근 확인, 베리어프리 서비스를 위한 키오스크 등으로 확산 추세다. 생체인식은 가장 도용 가능성이 낮은 본인인식 수단으로 꼽힌다. 홍채, 지문, 손바닥 등 생체인식이 상용화됐는데 얼굴인식은 다른 생체 센서 대비 가장 도입비용이 저렴해 추후 확산 범위가 넓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크다.
얼굴인증은 현재 하나은행이 가장 적극 도입해 사용하고 있다. 대부분 스마트폰에서 얼굴을 인식하도록 구현해 모바일뱅킹 앱 로그인과 금융거래 시 사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하고 있다. 보안카드나 공동인증서 등이 없어도 이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간편인증 중 하나로 도입했다. 현재 가장 적극적인 얼굴인증 적용 사례로 꼽힌다.
하나은행 고객 중 얼굴인증을 사용하기 위해 얼굴DB를 등록한 사용자는 약 194만명이다. 월 평균 인증횟수는 약 1060만건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공동인증서, 간편비밀번호, 지문, 페이스ID 등 다른 인증수단 대비 얼굴인증 이용비율이 약 20%에 달한다”고 말했다.
대구은행은 지난해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받은 안면인식 기술을 활용한 비대면 실명 확인 서비스에 얼굴인식을 적용해 고도화했다. 기존에는 신분증을 촬영한 후 계좌 검증을 거치거나 영상통화로 얼굴을 확인했는데 지난달부터 신분증 사진과 직접 촬영한 얼굴의 특징을 실시간 비교·검증하는 솔루션을 도입했다. 비대면 계좌 개설에 우선 적용했으며 추후에는 인증서 기반 금융거래로 확대할 방침이다.
타 은행들도 얼굴인증을 새로운 본인확인 수단으로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당장 금융거래에서 기존 인증을 대체하는 적극적인 수단은 아직 아니지만 추후 확대 가능성을 염두하고 관련 기술 보유 기업과 물밑에서 논의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올 가을께 오프라인 지점 키오스크에 얼굴 인식기능을 우선 도입키로 했다. 오프라인 지점을 방문한 고객이 신분증 없이도 키오스크에서 얼굴을 인식해 본인 확인 절차를 거치는 용도다. 신분증을 별도 지참하지 않아도 지점에서 본인 여부를 확인할 수 있게 된다.
다른 은행들도 얼굴인식 기술을 어떤 서비스에 접목할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 은행 관계자는 “당장 기존 인증서를 대체하는 용도로 도입하기에는 충분한 검증이 더 필요하다”며 “기존 본인확인 절차를 더 강화하거나 새로 도입하는 서비스에서 사용자 편의성을 높이면서 안정성을 강화하는 보조 수단으로 사용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동인증서(옛 공인인증서)와 금융인증서를 개발·서비스하는 금융결제원도 새로운 바이오인증 방식 중 하나로 얼굴인증을 눈여겨보고 있다. 블록체인을 결합한 분산ID(DID) 서비스에 얼굴인식을 적용해 보안성을 높이는 방안 등을 다각도로 살피고 있다.
금융결제원 관계자는 “얼굴인식을 정식 인증기능으로 당장 사용하기에는 딥페이크 우려 등을 완전히 해소하지 못했다고 판단한다”며 “다만 본인확인 절차에 얼굴인식을 적용하면 좀 더 신뢰성을 높일 수 있고 사용도 편리한 만큼 기술 개발·고도화를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앱 로그인·오프라인 지점에 활용 다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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