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년 동안 알뜰폰(MVNO) 후불 요금제 순증 가입자의 82%가 이동통신 3사 자회사의 가입자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통 3사의 자금력과 지원을 바탕으로 자회사가 가입자를 빠르게 늘리고 있는 반면에 중소 알뜰폰은 미미한 성장을 이어 가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양정숙 의원실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9년 12월부터 올해 3월 말까지 알뜰폰 후불 요금제 가입자는 약 34만2000회선 증가했다. 이 가운데 82%인 약 28만1000회선이 이통 3사 자회사인 SK텔링크, KT엠모바일, 미디어로그·LG헬로비전 가입자다.
2019년 12월 당시 이통 3사 자회사의 후불 요금제 가입자는 KT 자회사인 KT엠모바일이 약 67만2000회선, LG유플러스 자회사인 LG헬로비전과 미디어로그가 각각 66만2000회선 및 43만8000회선, SK텔레콤 자회사인 SK텔링크가 31만 회선이었다.
올해 3월에는 KT엠모바일 약 82만 회선, LG헬로비전 약 58만4000회선, 미디어로그 약 56만8000, SK텔링크 39만2000회선 등 이통 3사 자회사의 가입자가 증가했다.
반면에 같은 기간 중소 알뜰폰 가입자는 전체 알뜰폰 후불 가입자 순증 실적 가운데 18%에 그쳤다. 2019년 12월 약 105만9000회선에서 올해 3월 112만회선으로 6만1000회선만이 늘었다.
후불 가입자 증가는 알뜰폰 성장지표로 간주된다. 이통(MNO)과 같이 가입 이후 장기 사용 고객이 많고,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이 높은 롱텀에벌루션(LTE) 요금제 이상 가입자가 많기 때문이다.
후불 알뜰폰 시장을 이통 3사 자회사가 과다 사은품 제공 등 과도한 마케팅으로 독식할 경우 도매 대가 인하 등 알뜰폰 활성화의 취지가 무색해질 것으로 분석된다.
양정숙 의원(무소속)은 “자금력을 앞세운 무차별성 시장 잠식은 결국 중소 알뜰폰 사업자를 고사 상태로 몰아넣게 된다”면서 “상대적으로 사업성이 양호한 후불 시장을 이통 3사가 장악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 자회사 알뜰폰 시장 점유율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 또한 이같이 이통 3사 자회사들만 가파르게 성장하는 것에 우려를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사 관계자는 17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이통 3사 자회사에 과다 사은품을 자제하라고 권고했다”면서 “사은품 규제 기능은 방송통신위원회가 담당함에도 과기정통부가 정부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라고 요구한 것은 중소 알뜰폰을 고려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보다 앞서 한국알뜰통신자사업협회도 이통 3사 자회사에 과도한 마케팅 자제를 요청했다.
<후불 알뜰폰 순증 실적> 단위:명
정예린기자 yesl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