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알려진 유라클이 이제는 블록체인 시장에서도 선두를 달리고 있다. '헤카테(HECATE)'를 통해 국내에서 유일하게 상용화된 블록체인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헤카테를 탄생시킨 박세원 기술연구소장. 그는 블록체인 전문기업으로서 유라클의 미래를 그리고 있었다.
그는 “기술연구소는 향후 고객과 사용자가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MS 오피스처럼, 구글이 자신들의 기술을 공개해 그 기술이 산업의 표준이 되는 것처럼 유라클 제품도 궁극적으로는 B2B와 B2C, 기업과 개인을 나누지 않고 모두가 상생하는 플랫폼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자신했다.
현재는 헤카테와 모피어스가 분리된 제품으로 구성돼 있다. 이 둘을 융합하고 AI, 빅데이터 등 다양한 신기술들을 적용해 누구든 플러그인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새로운 블록체인 기술이 급속도로 탄생하고 이를 적용한 사례들도 점점 진화하고 있습니다. 블록체인 신기술 조사를 통해 당사 기술과 접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며, 이를 실현시키기 위한 기술 습득에 비용과 교육 지원 등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유라클의 기업 문화를 대표하는 키워드 중 하나가 'Learn&Grow'다. 한마디로 임직원의 성장을 적극 돕는 제도다. 업무에 필요한 각종 기술 관련 자격증 취득과 교육, 서적, 스터디그룹 등을 제한 없이 지원하고 있다.
<일문일답>
-모바일 전문기업에서 어떻게 헤카테(HECATE)가 탄생했나.
▲유라클에 입사하기 전 보안과 모바일 대기업에서 8년간 경력을 쌓았다. 경력을 토대로 2018년 은행연합회의 통합인증 플랫폼 '뱅크사인'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맡았다. 해당 프로젝트는 보안 강화를 위해 블록체인을 연계해 이를 모바일에 구현하는 것이 주된 사업이었다. 이를 통해 기업의 Legacy(레거시)와 이더리움, 모나체인과 같은 블록체인 엔진을 연계하기 위한 미들웨어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경영진의 빠른 사업 판단으로 블록체인 R&D 팀에 4명을 배치해 블록체인 연구소가 설립됐고 이것이 헤카테의 시작이었다.
-지금의 헤카테가 되기까지 어떤 과정이 있었나.
▲블록체인 엔진은 다양하다. 각각의 엔진마다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기업이 블록체인을 적용할 때엔 여러 가지 선택지에 놓이게 된다. 따라서 어떠한 엔진에도 바로 적용할 수 있도록 헤카테 커넥터를 가장 먼저 개발했다. 하지만 게이트웨이 자체만으로는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와 연계가 쉽지 않았다. 이에 블록체인을 활용해 개인 인증과 법인 인증, 투표, DID와 같이 특정 기능에 특화된 제품들을 론칭했다. 현재는 블록체인을 통해 신규 서비스를 창출하려는 국내외 클라우드 벤더 기업들과 협업 중이다.
-헤카테가 탄생한 지 4년이 되었는데, 어떤 성과를 거두었나.
▲2018년 블록체인 연구를 뱅크사인 프로젝트와 함께 동시에 진행하느라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덕분에 시장의 블록체인 요구와 개발 요소들을 즉각적으로 파악할 수 있어 연구개발(R&D) 시간을 줄일 수 있었다. 뱅크사인 프로젝트가 끝나자마자 2019년에 LG CNS와 함께 한국조폐공사의 '블록체인 신뢰 플랫폼 Chak(착)'을 수주했다. 같은 해 서울시 블록체인 프로젝트도 수주했다. 이후 서울시의 블록체인 사업을 계속적으로 수주해 현재는 헤카테 DID로 서울패스(가칭) 서비스를 론칭할 계획이다. 2020년 5월에 국내 최초의 모바일 신분증인 모바일 운전면허증을 선보였다. 이통 3사와 함께 PASS 앱에서 제공되는 것인데, 유라클의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개발된 서비스다.
-헤카테가 국내에 유일한 블록체인 미들웨어인 이유는.
▲요즘은 모든 것이 모바일화되고 있다. 이런 이유로 블록체인 도입 시에 모바일과의 연계는 필수 요소가 됐다. 유라클은 지난 20년간 모바일 비즈니스에 필요한 '모피어스(Morpheus)'를 개발해 기술력과 노하우를 쌓아왔다. 헤카테는 모피어스라는 견고한 프레임워크에 블록체인을 접목해 개발된 제품이다. 헤카테가 국내 유일의 블록체인 미들웨어인 것도 그 이유다. 모바일과 블록체인 모두의 기술을 알고 이를 비즈니스에 적용할 수 있어야하기 때문이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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