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ST, 인공신경망 활용 반도체 소자 시뮬레이션 가속화 기술 개발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홍성민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교수팀이 최종현 AI대학원 교수팀과 공동으로 인공신경망을 통해 반도체 소자 시뮬레이션을 훨씬 빠르게 수행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반도체 소자 시뮬레이션은 반도체 소자 성능을 컴퓨터 프로그램을 사용해 예측하는 기술로 반도체 소자 개발에 필요한 막대한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사용되고 있다. 최근 세계적으로 반도체 품귀 현상이 나타나며 반도체 제조 기술이 크게 주목받고 있다.

(왼쪽) 인공신경망이 예측한 반도체 소자 내부의 전위 분포. (오른쪽) 인공신경망이 예측한 전위 분포의 오차. 최대 오차가 0.05 V보다 작아서 우수한 어림짐작 답으로 사용할 수 있다.
(왼쪽) 인공신경망이 예측한 반도체 소자 내부의 전위 분포. (오른쪽) 인공신경망이 예측한 전위 분포의 오차. 최대 오차가 0.05 V보다 작아서 우수한 어림짐작 답으로 사용할 수 있다.

반도체 소자 기술은 특히 짧은 시간 내 개발을 완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반도체 소자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수행할 때 통상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병렬 컴퓨팅을 사용하지만 수많은 소자 디자인 후보를 모두 다루기 위해서는 막대한 컴퓨팅 자원이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다.

연구팀은 반도체 소자 시뮬레이션 수행 시간 대부분 불필요한 중간 과정 답을 계산하는데 소요되는 것에 착안해 학습된 인공신경망으로 우수한 어림짐작 답을 생성해 시뮬레이션 수행 시간을 10배 가까이 단축하는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사용자가 알고 싶어 하는 전압 조건에 대한 답만을 바로 구해내는 방식으로 시뮬레이션 수행 시간을 단축했다.

반도체 소자 시뮬레이션은 비선형 방정식을 푸는 것이므로 정답에 가까운 우수한 어림짐작 답을 알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사용자가 알고 싶어 하는 전압 조건(대략 0.7 V 근방)에 대한 우수한 어림짐작 답을 미리 알기 어려워 불가피하게 0 V부터 시작하여 차츰 전압을 증가시키게 된다.

원하는 전압 조건에 대한 답을 바로 구해내기 위해 인공신경망을 도입했다. 인공신경망은 기존 시뮬레이션 결과를 지도 학습하며 원하는 상황에 해당하는 반도체 소자 내부 전위 분포를 생성해 준다. 이렇게 예측된 전위 분포를 어림짐작 답으로 사용해 짧은 시간 내에 정답을 찾아낼 수 있다.

제안 방법을 검증하기 위해 기존 방식과 속도 비교한 결과 기존 방식 시뮬레이션 조절 파라미터들을 최적 값으로 설정한 결과에 비해 8.4배 이상 속도 향상을 얻었다. 시뮬레이션 조절 파라미터들 최적값은 시뮬레이션을 직접 수행하기 전에는 알 수가 없기 때문에 실제 적용 시 예상되는 속도 향상은 10배 이상이 된다.

홍성민 교수는 “인공신경망을 활용해 반도체 소자 시뮬레이션 수행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음을 최초로 확인했다는데 의의가 있다”며 “후속 연구를 통해 차세대 반도체 소자 개발에 적극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홍 교수가 주도하고 석사과정 한승철 학생과 AI대학원 최종현 교수가 참여한 이번 연구는 개인기초연구사업(중견), 소재혁신선도 프로젝트,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과제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 성과는 반도체 소자 분야의 세계적인 학술지인 '미국 전기전자 학회지'에 최근 온라인에 게재됐다.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