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그린산업단지'가 국내 제조업에 혁신 DNA를 심는 핵심 거점으로 떠올랐다. 10만개 이상 기업이 모여 대규모 에너지를 사용하는 산단이 '한국판 뉴딜' 성공을 위한 최적의 실증 장소로 각광받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 10개 스마트그린산단은 각자 주력 업종을 기반으로 첨단 신산업을 육성하는 데 총력을 쏟고 있다. 특히 기계·전기전자 기업 비중이 높은 인천남동공단은 최근 글로벌 이슈로 부상한 소재·부품·장비(소부장)와 바이오·헬스 관련 신산업 특성화에 힘을 쏟고 있다.
◇산단, 한국판뉴딜 구현 최적지
한국산업단지공단에 따르면 산단은 지난 2018년 기준 국내 제조업 생산 67.3%, 수출 67.0%, 고용 48.6%를 차지했다. 그동안 국내 제조업이 자생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는 한편 국민경제를 지탱하는 기둥 역할을 수행했다.
최근 4차 산업혁명 가속화,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공급망 재편 등 글로벌 산업 질서가 급변하는 추세다. 미래 산업을 주도하기 위한 글로벌 경쟁이 격화된 것은 물론 기후변화에 따라 친환경, 에너지저감형 생산이 핵심 키워드로 부상했다. 이에 따라 전통 제조업 중심 산단에도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작년 7월 한국판 뉴딜을 발표하며 '스마트그린산단'을 중점과제로 삼았다. 과거 제조업 르네상스 일환으로 추진한 '스마트산단 선도 프로젝트'를 디지털·그린 뉴딜을 융합한 스마트그린산단으로 전환했다.
스마트그린산단은 입주기업과 인프라의 디지털화·에너지자립화·친환경화로 경쟁력을 강화한 환경친화적 산단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산당공은 한국판 뉴딜을 반영한 산단 차원 디지털 인프라 조성 및 에너지 자립형 모델을 구현하는 개념을 더했다.
현재까지 인천 남동을 비롯해 경남 창원, 경기 반월시화, 경북 구미, 대구 성서, 광주 첨단, 전남 여수, 부산 명지녹산, 울산 미포, 전북 군산 등 10개 스마트그린산단이 지정됐다.
정부는 오는 2025년까지 스마트그린산단을 중심으로 산단 내 디지털·그린산업 생태계 조성·실증을 집중 추진할 방침이다. 이후 2026년까지 주변 지역으로 성과를 확산하는데 주력한다.
산단공 관계자는 “정부는 세계 최고 수준 ICT 경쟁력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그린 뉴딜로 경제구조 혁신과 일자리 창출에 총력 대응하고 있다”면서 “산단은 한국판 뉴딜을 통한 경기회복을 증명할 수 있는 요지”라고 강조했다.
◇제조 中企 위한 요람 '인천남동산단'
인천남동 스마트그린산단은 지난 1985년부터 1992년까지 총 2단계 조성공사를 거쳤다. 중소기업에 용지를 공급하고 수도권을 정비하기 위한 목적으로 인천시 남동구 일대에 957만4050㎡ 규모로 형성됐다. 주력 업종은 기계(52.3%), 전기전자(16.6%) 등이다. 그동안 우수한 기술력을 갖춘 제조 중소기업을 강소기업으로 키워내는 요람 역할을 톡톡히 했다. 2020년 스마트그린산단 지정 후 소부장과 바이오·헬스에 특화된 신산업 거점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작년 추진된 '소부장 실증화지원센터'가 대표 사례다. 센터는 산단 내 제조기업의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해 검사와 분석, 인증절차, 애로기술 해결 지원 등 다양한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한다.
특히 소부장 실증화 기업을 초근접 지원하는 데 중점을 뒀다. 기업 수요와 전문가 진단을 기반으로 신규 장비를 도입하는 한편 전문 연구기관이 보유한 핵심 장비의 산단 이전도 추진한다. 소부장 기업 체질 개선과 경쟁력 확보를 위한 기술개발, 해외 기술 도입, 판로 개척 등도 지원한다.
스마트산단 통합운영센터, 스마트 에너지플랫폼, 스마트 물류플랫폼도 인천남동 스마트그린산단도 인천남동공단을 대표하는 인프라 사업이다. 스마트 제조혁신과 기업 경영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한 인프라를 제공하는 데 무게를 뒀다.
올해는 '스마트제조 핵심인재' 양성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산단 입주기업을 대상으로 현장 중심 교육혁신모델을 제공해 제조공정 디지털 전환 전문인력을 지속 키워내는 한편 양질의 일자리 창출하는 데 집중한다.
이를 위해 산단 입주기업에 즉시 투입이 가능한 고급인력과 ICT인력, 현장 전문가 양성 커리큘럼 개발을 추진한다. 산학협력 R&E(Research and education) 활성화를 통한 기업·대학·지역 혁신기관 공동 인력양성 및 기업 애로기술 지원에도 힘을 쏟는다. 스마트 러닝팩토리 형태 실습센터(공간, 교육용 장비)을 마련하고 제조혁신에 관한 수준별 온라인 지식·정보·학습 교육 플랫폼 구축에도 나선다.
현운몽 산단공 인천남동스마트그린산단 사업단장은 “기업 현장의 만족과 인정을 바탕으로 인천 소부장 강소기업 육성과 지속가능한 저탄소 혁신성장을 이끌겠다”면서 “전국 산단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남동스마트그린산단을 구축하는 데 총력을 쏟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