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물시장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가격이 2만원 대를 눈앞에 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월과 2월 반짝 상승했던 REC 가격이 따뜻한 봄을 맞아 다시 하락하고 있다.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 수익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에너지 업계에서는 REC 가중치를 개편할 때 태양광·풍력 등 청정에너지 위주로 가중치를 부여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27일 신재생 원스톱 사업정보 통합포털에 따르면 지난 25일 체결된 REC 평균가는 3만2001원이다. 최저가는 3만1300원까지 떨어졌다. 또 이번달 육지 REC 평균 가격은 3만1265원으로 2만원대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5월 4만4472원과 비교해 29.6% 감소했고, 2019년 5월 6만9698원과 비교해서는 절반 가격도 되지 않았다.
REC는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해 에너지를 공급한 사실을 증명하는 인증서다. 현행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제도(RPS) 제도 아래서는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는 공급의무 발전사에 REC를 판매하고, 공급의무 발전사업자는 인증서 대금을 지급한다. 장기고정가격계약을 맺지 않고 현물시장에 참여하는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는 연간발전량(㎾h)에 계통한계가격(SMP)과 가중치를 적용한 REC를 곱한 값으로 연간 수익을 결정한다.
현물시장 REC 가격은 신재생에너지 설비 보급이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현물시장 REC 평균 가격은 지난해 11월 처음으로 3만4827원으로 처음으로 3만원대를 기록했다. 올해 1월과 2월 3만8000~3만9000원대로 반등했지만 3월 이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신재생에너지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태양광 발전효율이 높아지는 봄을 맞아 REC 가격은 지속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에너지공단에서는 올해 상반기 REC 고정가격계약 입찰에 역대 최대 물량인 2050㎿를 배정했다. 현물시장으로 공급이 쏠리는 REC 물량을 장기로 계약하는 고정가격계약으로 유도한다는 방침이지만 아직은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정부는 REC 현물시장 안정화를 위해 연료전지를 RPS 제도에서 분리하는 청정수소발전의무화제도(CHPS)도 내년 시행할 방침이다. 제도가 시행되면 연료전지 분야 REC 공급 물량은 적어져 REC 가격 안정효과가 기대된다. 하지만 제도가 시행되기 전인 올해까지는 공급 과다로 인한 REC 가격 하락이 불가피하다.
에너지 업계에서는 공급 의무 발전사의 REC 매입 물량을 확대하고, 목재펠릿이나 폐기물 에너지 등 청정에너지를 제외한 에너지에는 REC 가중치를 부여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열병합발전소 등에 쓰이는 이들 에너지는 손쉽게 REC 물량을 채울 수 있어 REC 공급 하락 요인으로 작용한다. 또 청정에너지도 아니기 때문에 탄소중립을 추진하는 정부 입장에서도 차츰 줄여나가야 한다.
정우식 한국태양광산업협회 부회장은 “REC 가격 하락은 수급 불균형에 기인한 측면이 크다”면서 “의무공급 발전사가 REC를 매입하는 물량을 확대하고, 향후 REC 가중치를 개정할 때에는 바이오매스나 목재팰릿 등 에너지원에 대해 가중치를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표>최근 1년 간 현물시장 REC 가격
자료: 신재생 원스톱 사업정보 통합포털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