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 인수에 한발 더 다가섰다. 미국·유럽연합(EU)에 이어 우리나라 공정거래위원회의 인수 승인을 받았다.
공정위는 27일 SK하이닉스 인텔 낸드 사업 인수가 경쟁 제한성이 없다며 승인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SK하이닉스와 인텔이 낸드플래시와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지만 결합 후 점유율 수준, 1위 사업자의 존재, 대체 거래의 용이성 등을 고려할 때 경쟁을 제한할 가능성이 옅다”고 설명했다.
낸드플래시는 전원이 꺼져도 정보가 저장되는 비휘발성 메모리 반도체다. SSD는 낸드플래시를 여러 개 조합해 PC, 서버, 데이터센터 등에서 쓸 수 있게 만든 대용량 저장장치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0월 인텔의 낸드플래시·SSD 사업 부문을 90억달러(약 10조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맺고 올해 1월 공정위에 기업결합을 신고했다. 공정위는 약 7개월 만에 경쟁제한성이 없다고 판단하고 기업결합을 승인했다.
당국이 기업결합이 경쟁을 제한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판단한 건 SK하이닉스와 인텔의 시장 점유율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낸드플래시와 SSD 시장에서 양사 합계 점유율이 13∼27%대다. 3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있어 경쟁 제한성을 해소하고 있다는 게 공정위의 설명이다.
실제 지난해 4분기 기준 SK하이닉스는 점유율 11.6%로 4위다. 인텔은 8.6%로 6위다. 양사 점유율을 합쳐도 1위 삼성전자(32.9%)에 비해 낮다.
낸드플래시와 D램은 SSD 제조에도 사용돼 수직결합 경쟁 이슈가 발생하지만 공정위는 “삼성, 키옥시아, 마이크론 등 주요 경쟁 사업자가 낸드플래시와 SSD를 모두 생산하고 있어 공급의존도가 크게 치우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번 공정위의 승인으로 SK하이닉스는 인텔 낸드 사업 인수 작업에 가속도가 붙었다.
SK하이닉스는 인수 계약 후 주요 8개국으로부터 반독점 심사를 받고 있는데 지금까지 미국, EU와 한국 공정위까지 승인을 마쳤다.
남은 심사는 중국, 대만, 영국, 싱가포르, 브라질 등 5개국이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안에 모든 심사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최근 중국과 미국에 자회사를 설립했다. 인텔 낸드의 핵심 자산인 반도체 팹(다롄)과 인력을 인수하기 위해서다. SK하이닉스는 오는 2025년 3월 최종 인수 목표로 삼고 있다.
유재희기자 ryuj@etnews.com,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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