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마이크론이 '10나노급 4세대 D램(이하 1α D램)' 사업 확대에 나섰다. 세계 최초 양산한 1α D램을 기반으로 차세대 메모리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1α D램 기반 LPDDR4x 메모리 대량 공급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또 1α D램 기반 DDR4가 AMD 서버용 프로세서 '3세대 에픽(EPIC)'을 포함한 최신 데이터센터와 호환 인증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마이크론은 “대만 타이중에 있는 A3 팹에서 이달부터 본격 양산되고 있다”면서 “1α D램이 서버부터 슬림 노트북까지 적용돼 혁신적인 기술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이크론은 1α D램 기반 메모리를 대만 PC 업체인 에이서에 탑재하기로 했다면서 구체적인 파트너십 구축도 알렸다.
1α D램은 10나노미터(㎚)급 공정으로 생산되는 4세대 D램을 뜻한다. D램 제조사들은 1세대 제품인 1x 출하 이후 회로 선폭을 줄일 때마다 1y, 1z, 1a 등으로 이름을 붙이고 있다. 마이크론은 α, β 등의 용어를 쓴다. 업계에 따르면 1a, 1α 제품은 13~14㎚ 공정에서 제작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마이크론에 따르면 1α D램은 LPDDR4x 기준 기존 10나노급 3세대(1z) 제품보다 집적도가 40% 개선됐고, 전력 효율성은 최대 20% 향상됐다. 따라서 스마트폰과 같은 모바일 제품에 적용할 경우 배터리를 오래 쓸 수 있어 차별화된다고 강조했다.
최근 마이크론의 행보는 메모리 시장 1, 2위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보다 빠르다. 마이크론은 지난 1월 메모리 업계 최초로 1α D램을 양산했다. 하반기 대량 생산을 계획한 삼성전자, SK하이닉스보다 먼저 양산에 나섰다. 선행 개발 및 양산으로 모바일용인 LPDDR4x와 PC·서버에 사용되는 DDR4 규격 제품까지 1α D램 기반 메모리를 출시하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반도체 사업은 소자 자체 성능뿐 아니라 생산능력이 중요하다. 한정된 웨이퍼에서 누가 많이 양질의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고, 또 얼마나 큰 규모로 출하하느냐에 따라 사업 경쟁력이 차이가 난다. 마이크론 1α D램 수율과 생산능력 등은 공개되지 않았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불화아르곤(ArF) 공정을 사용하는 마이크론과 달리 극자외선(EUV) 적용을 추진하고 있어 직접적인 비교가 어렵지만 차세대 메모리 개발 및 사업화에 있어서 마이크론의 속도가 선발주자보다 빨라 보인다.
마이크론은 지난해 11월 업계 최초로 176단 낸드플래시 메모리를 출시한 바 있다. 낸드플래시는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 공간, 즉 용량 확대가 곧 기술력이다. 단수가 높을수록 저장 용량이 늘어난다. 마이크론의 176단 낸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128단보다 적층이 더 많다. SK하이닉스는 마이크론 발표 후인 12월 176단 낸드 양산을 알렸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