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차기 당대표 선거에서 이준석 전 최고위원, 나경원 전 의원, 주호영·홍문표·조경태 의원이 본선에 올랐다. 당 선거관리위원회는 28일 당대표 후보 8명 중 5명을 가려내는 예비경선 결과를 발표했다. 선관위는 후보별 득표율과 순위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이 전 위원이 1위(41%)를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2위는 나 전 의원(29%), 3위는 주 의원(15%)이다. 홍 의원과 조 의원이 각각 4위(5%)와 5위(4%)로 본선에 올랐다. 김은혜·김웅·윤영석 의원은 본선에 오르지 못했다. 예비경선은 당원 2000명과 일반 국민 2000명을 대상으로 두 개 기관이 진행한 여론조사를 일대일 비율로 합산 반영했다. 역선택 방지를 위해 일반 국민의 조사 대상은 국민의힘 지지층과 무당층으로 한정했다.
'이준석 돌풍'이 한 때의 바람이 아니라 대세로 굳어졌다. 당 안팎 투표 결과가 이를 보여준다. 득표율만 보면 이 전 위원의 압승이다. 민심을 반영하는 일반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무려 50%를 넘는 독보적 1위를 기록했다. 나 전 의원이 이 전 위원의 절반에 불과한 26%에 그쳤고 주 의원 9%, 홍 의원 5%, 조 의원 3% 순으로 밀려났다. 당원 조사에선 나 전 의원이 32%로 이 전 위원(31%)을 앞섰지만 차이는 크지 않았다. 원내대표를 지냈던 주호영 의원까지 제쳤다. 이준석 돌풍 분위기는 감지됐지만 이 정도로 압도적인 표차가 날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독주가 심상치 않다. 국회의원 배지도 달지 못한 30대 당내 비주류가 차기 당 대표로 사실상 낙점을 받았다. 단순한 '젊은 피 바람'으로 보기 힘들다. 확실한 세대교체를 예고했다. 정치판도 다시 요동칠 가능성이 커졌다. 대통령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여당과 야당은 물론 대선 후보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주목해야 할 점은 또 있다. 이준석을 향한 지지가 아니라 국민의 요구라는 점이다. 이준석의 화려한 등판은 그만큼 야당이 변해야 한다는 강한 주문이 깔려 있다. 제1야당으로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민심을 의미한다. 이를 제대로 인지해야 한다. 민심은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