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 가운데 인공지능(AI)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지난 2016년 바둑기사 이세돌과 세기의 대결을 펼치며 존재감을 널리 알린 AI는 5세대(5G) 이동통신을 비롯한 네트워크 발전, 방대한 양의 데이터 축적, 컴퓨터 연산 속도 개선에 따라 우리 삶 속에 성큼 다가와 디지털 대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을 견인하는 한편 다양한 분야를 혁신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진단키트 개발 시간을 단축하고 역학조사와 모니터링을 효율화한 사례처럼 AI는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를 쉽고 빠르게 해결, 우리 삶을 더욱 풍요롭고 편리하게 만들고 있다.
그러나 AI가 다양한 산업 분야에 활용되면서 예상하지 못한 위험과 사회적 이슈도 사회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우리 사회를 놀라게 한 AI 챗봇이 그 예다.
우리나라는 '인공지능 국가전략' '인공지능 법·제도·규제 개선 로드맵' '인공지능 윤리기준' 등을 마련, AI 혜택은 극대화하면서도 활용에 따른 위험·부작용은 최소화하기 위한 제도적·윤리적 기반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
최근에는 AI의 사회적 수용이 산업 발전 초석이라는 인식 아래 '신뢰할 수 있는 인공지능 실현전략'을 발표했다.
주요 선진국도 AI 신뢰성에 대한 필요성을 공감해 자국의 사회적 통념, 관습, 기술력 등을 고려한 AI 신뢰 확보 정책을 수립해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올해 AI 법 제안을 통해 위험 기반(Risk-based)의 AI 규율체계를 제시했고, 미국은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AI 원천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프랑스, 영국, 일본 등도 신뢰할 수 있는 AI 실현을 위해 AI 윤리원칙,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신뢰할 수 있는 인공지능 실현전략'은 '인공지능 윤리기준' 실천 방안을 구체화하고, 재정적·인적 자원이 부족한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이 AI 신뢰를 확보해 국내외 산업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다양한 제도적 지원책을 담고 있다. 규제보다는 진흥 관점에서 민간이 자율적으로 AI 신뢰를 높여 나갈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개발자가 개발 단계에서 신뢰 확보를 위한 기술적 요구 사항과 법·윤리적 요구 사항을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는 '개발 가이드북'은 올해 말 공개될 예정이다. AI 신뢰성을 기술적으로 구현하기 위한 '원천기술 개발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또 스타트업·중소기업을 개발부터 신뢰성 검증 단계까지 원스톱으로 지원하는 '온라인 플랫폼', 민간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는 '자율 인증' 등을 통해 민간이 혼란 없이 혁신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한편 시민·학생·개발자 등 주체별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윤리교육' 등으로 건전한 AI 활용 의식을 확산할 계획이다.
'신뢰할 수 있는 인공지능 실현전략'은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이 AI 신뢰성 기준 준수에 어려움이 없도록 신뢰 확보 기준을 명확히 하는 한편 최종 소비자인 국민을 잠재적 위험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도록 관련법과 제도를 정비해 나가는 데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다. 이와 함께 누구나 신뢰할 수 있는 AI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개발자, 제공자, 이용자 등 AI 개발·활용 전 과정에 참여하는 민간의 노력과 관심이 매우 중요하다. 정부 역시 전략을 착실히 이행, 사람 중심이 되는 AI 강국 실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조경식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 andrea517@korea.kr
-
박지성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