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래프톤이 7월 코스피 상장을 위한 공모절차에 돌입한다. 국내 기업공개(IPO) 역사상 최대 공모 금액 기록을 가진 삼성생명을 뛰어 넘을 가능성이 높아 엔씨소프트의 게임 대장주 자리를 빼앗을 것으로 전망된다.
크래프톤은 16일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코스피 상장을 위한 공모 절차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투자기관 대상 수요예측은 이달 28일부터 내달 9일까지 2주간 진행된다. 확정된 최종 공모가를 기준으로 7월 14일과 15일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청약을 진행하고 7월 중 상장한다.
총 공모주식 수는 1006만230주다. 1주당 희망 공모가액은 45만8000원부터 55만7000원이다. 상단 기준 공모자금은 5조6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공모 직후 시가총액은 최대 29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20여년간 게임 대장주 자리를 지키는 엔씨소프트 가치를 뛰어넘고 일본 증시에 상장된 넥슨마저 발아래 둔다. 엔씨소프트와 넥슨은 16일 12시 기준 각각 18조6600억원 22조8800억원 수준이다.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 출시 이후인 2018년부터 연평균 매출 성장률 22.1%, 영업이익 성장률 60.5%를 기록했다. 작년 연결기준 실적은 매출 1조6704억원, 영업이익 7739억원, 당기순이익 5563억원이다. 전체 매출의 약 94%가 해외에서 발생한다.
일각에서는 배틀그라운드 '원히트 원더'를 고려해 가치가 과평가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2011년 테라와 2017년 배틀그라운드 외에는 내세울만한 성과가 없어 게임제작 능력에 의문이 붙는다는 설명이.
실제 배틀그라운드 출시 후 내놓은 '미니골프킹' '골프킹' '테라클래식' '미스트오버' '엘리온'은 성공이라고 보기엔 쑥스럽다. '눈물을 마시는 새'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하려고 했던 '프로젝트BB'는 팬들의 원성을 받으며 중단됐다.
크래프톤은 독립스튜디오 체제를 통해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고 배틀그라운드 지식재산권(IP)를 성장시켜 시장의 의문을 해소할 계획이다.
크래프톤의 작년 전체 매출 중 연구 개발비 비중은 12.5%로 2019년 1.4% 대비 급증했다. 개발에 집중하는 비슷한 유형의 펄어비스 19.3%, 엔씨소프트 15.3%, 넷게임즈 26.4%에 비하면 낮지만 유명 개발자 출신으로 구성된 스트라이킹 디스턴스 스튜디오, 배틀그라운드 플레이 경험 증진을 위한 매드 글로리와 암스테르담 지사, 보너스XP 등을 통해 신규 콘텐츠 개발과 관련 제반 기술 연구를 진행 중이다.

크래프톤은 올해 텐센트와 협력 없이 자체 개발한 모바일게임 '배틀그라운드:뉴스테이트'를 출시한다.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진행된 미국 알파테스트에서 그래픽과 편의성 개선에 좋은 평가를 받았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의 인도 서비스도 3분기 재개한다.
이 외에 '썬더티어원' '칼리스토 프로토콜' '프로젝트 카우보이' '프로젝트FF'와 콘솔 루터슈터 장르 게임, 추리 대전 게임 등을 제작 중이다. 눈물을 마시는 새 IP를 활용한 새 프로젝트도 개시했다.
크래프톤은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분야로도 사업을 확장한다. 지난해 설립한 펍지 엔터테인먼트를 축으로 e스포츠, 드라마, 영화, 웹툰 등 다양한 형태 콘텐츠로 제작하고 게임화가 가능한 원천 IP를 지속 확보한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