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15일로 예정된 더불어민주당의 미디어혁신특별위원회 회의가 연기됐다. 이 자리에서는 특위 핵심 사안이던 포털 알고리즘 관련 논의가 있을 예정이었다. '포털뉴스 혁신'은 이미 정치권에서 공론화된 상태다. 특히 알고리즘 공개를 놓고 정치권과 포털업체 간 힘겨루기가 진행되고 있다. 이달 초 국회에서 열린 공청회에서도 양측은 첨예한 입장 차를 보였다. 정치권에서는 네이버와 카카오의 뉴스 알고리즘 공개를 압박하고, 포털업체는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는 입장이었다. 알고리즘 공개는 4·7 재·보궐 선거 이후 포털 중립성 논란이 불거지면서 정치 이슈화됐다. 포털의 뉴스 알고리즘을 공개하도록 하는 신문법 개정안까지 김남국 의원에 의해 대표 발의된 상태였다.
본질을 봐야 한다. 정치권에서 알고리즘을 문제로 삼는 배경은 결국 기사 배치를 포함한 편집권이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좌우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자기 편에 유리하지 않는 포털 노출 기사에 대해 불만이 있는 것이다. 국회에서 공청회를 열고 업체를 압박하는 배경도 겉으로는 알고리즘 공정성을 내세우지만 내심으로는 포털을 길들이겠다는 속내가 깔려 있다. 공개해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정치인은 많지 않다.
'공개와 비공개'로 단순화하면 답이 없다. 결국 정치 이슈다. 알고리즘을 공개한다고 해서 불만이 해소될 리 없다. 결과에 따라 또 다른 쪽의 불만이 나올 것이다. 모두의 입맛에 맞는 기사 배치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게다가 포털업체는 자선단체가 아니다. 사기업의 목적인 이익까지 포기하고 영업 비밀을 공개하라는 요구는 지나치다. 물론 신뢰를 위해 최소한의 알고리즘 원칙 정도는 공개할 필요가 있다. 결국 기사 배치, 즉 콘텐츠 편집 결과를 놓고 책임을 묻는 게 현명하다. 비상식적 기사 배치가 됐을 때는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절차와 과정을 제도로 확립하는 게 옳다. 알고리즘은 컴퓨터 프로그램이다. 설계된 기능대로 작동할 뿐이다. 프로그램에 문제가 있다면 수정 작업을 거쳐 완성도를 높이면 된다. 가치중립적이라는 이야기다. 정치적 의도를 버려야 해법이 나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