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공동연구팀이 데이터 처리속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한 광라우터를 반도체 파운드리에서 대량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이 기술로 실리콘밸리에서 창업을 준비하고 있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총장 국양)은 한상윤 로봇공학전공 교수와 미국 UC버클리대가 공동으로 데이터센터 처리속도가 기존 제품 대비 10만배 빠른 반도체 기반 광라우터 양산 테스트에 성공했다고 21일 밝혔다.
최근 코로나 팬데믹 영향으로 비대면 서비스가 확대되면서 데이터 폭증으로 인한 데이터센터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더 많은 용량과 빠른 정보처리를 요구하는 광라우터 기술이 요구되고 있다.
광라우터는 반도체에서 광신호가 흐르는 길을 효율적으로 지정된 서버에 보내는 데이터센터 구축 핵심 소재다. 현재 데이터센터 고대역폭 네트워크는 광섬유로 이뤄져 있지만 적절한 광라우터 제품이 없는 실정이다. 네트워크를 실시간 재배치하기 위해 전자식 라우터를 이용하고 있지만 광신호를 전자신호로 변환화는 과정에서 네트워크 대역폭이 좁아지고 추가적인 에너지 소모가 데이터 처리속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연구팀은 이에 앞서 지난 2014년 실리콘으로 광회로를 만드는 실리콘-포토닉스 기술을 개발해 기존 대비 10만배 이상 빠른 광-라우터를 반도체 칩 위에 초소형으로 집적하는 기술을 개발한 바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미국 TSI세미컨덕터즈 파운드리사와 협업해 연구팀이 개발한 광라우터를 실제 반도체 파운드리에 시범 적용, 대량 생산하는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이번 양산 성공을 기반으로 관련 기술에 대한 특허를 획득했고 현재 실리콘밸리에서 창업을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기존 상용화된 광라우터는 개당 수천만원에 달하지만 이번에 개발한 광라우터는 손바닥보다 작으면서 속도는 10만배나 빠르다. 특히 데이터센터 뿐만 아니라 광섬유를 통신에 사용하는 모든 네트워크에 사용 가능해 적용 범위가 넓다.
한상윤 교수는 “데이터센터용 광라우터 뿐만 아니라 실리콘-포토닉스 기술로 개발된 광-회로 상용화가 가능해 기존 데이터센터 내부 연결망을 광네트워크로 업그레이드가 용이해졌다”며 “다양한 후속연구를 통해 현재 DGIST에서 개발 중인 광회로 상용화도 꼭 이룰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성과는 최근 광공학분야 최대 규모 학술단체인 국제광공학회(SPIE)에서 발행하는 '저널오브 옵티컬 마이크로시스템즈'에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연구에는 한상윤 교수와 수스 마이크로텍의 제레미 비구엘린 엔지니어가 공동 1저자로 참여했고, 미국 국방고등연구사업국(DARPA), 미국과학재단(NSF), 구글 패컬티 리서치 어워드, UC버클리 바카 팰로우(Bakar Fellow) 프로그램 지원으로 수행됐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