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AMD·엔비디아 잡을 슈퍼컴퓨터 CPU·GPU 내년 출격

국제슈퍼컴퓨팅콘퍼런스 기조연설
CPU '사파이어 래피즈' 고객사 테스트
인핸스 슈퍼핀·DDR5 메모리 첫 적용
GPU '폰테 베키오'도 내년 발표 예정

인텔, AMD·엔비디아 잡을 슈퍼컴퓨터 CPU·GPU 내년 출격

인텔이 고성능컴퓨팅(HPC) 시장 선점을 위해 차세대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내년 양산한다. 업계 최초 기술을 대거 적용한 제품으로 AMD와 엔비디아 등 경쟁사와 차별화했다는 설명이다. '기술의 인텔'이란 명성을 되찾기 위해 파운드리 사업 재진출을 선언한 'IDM 2.0'에 이어 슈퍼컴퓨터 등 HPC 시장에서도 기술 주도권을 선점하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트리시 댐크로거 인텔 고성능컴퓨팅그룹 총괄(부사장)은 최근 국제슈퍼컴퓨팅콘퍼런스(ISC 2021) 기조연설 프리뷰 브리핑에서 “인텔의 차세대 HPC CPU인 사파이어 래피즈는 현재 고객사에 제공해 테스트 중이며 올해 말 생산을 시작해 내년 상반기 본격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라면서 “GPU 폰테 베키오도 내년 발표할 예정으로 발표 시점이 가까워지면 상세한 내용을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파이어 래피즈는 인텔이 지난 4월 공개한 HPC용 3세대 인텔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 '아이스레이크'의 후속작이다. 기존 10나노 공정을 최대한 활용, 전력 소모와 트랜지스터 작업 속도를 높인 '슈퍼핀' 구조를 한층 더 개선한 '인핸스드 슈퍼핀'을 처음 적용한 CPU다.

또 업계 최초 DDR5 메모리를 지원한다. DDR5 메모리는 DDR4 대비 0.1V 낮은 전력 소모, 38% 이상 개선된 대역폭 속도를 자랑한다. 사파이어 래피즈가 DDR5를 지원하게 되면서 현재 서버 메모리 대세인 DDR4가 DDR5로 대체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CPU에서 사용할 수 있는 메모리 대역폭을 크게 증가시킨 고대역폭메모리(HBM) 지원도 특징이다.

나승주 인텔코리아 상무는 “고대역폭 메모리는 한국에서 주도적으로 생산하게 될 것”이라며 “한국 메모리 업체에 있어 고대역폭 메모리 지원은 사파이어 래피드 관련 중요한 포인트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인텔 차세대 CPU와 함께 국내 메모리 업체의 DDR5 수요도 확대될 것이란 의미다.

인텔의 차세대 CPU 로드맵은 클라우드를 비롯해 급성장하는 HPC 시장 주도권을 잡겠다는 포부로 풀이된다. 기존 AMD와 엔비디아와의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도록 새로운 CPU를 앞세워 적극적 시장 공략에 나설 태세다.

사파이어 래피즈 양산은 인텔이 안정적인 10나노 공정 전환에 성공했다는 신호탄이기도 하다. 사파이어 래피즈는 인텔 자체 공정으로 생산한다. 다만 인텔이 도전하고 있는 7나노 공정은 아직 가시화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인텔은 “차세대 GPU인 폰테 베키오는 7나노 공정으로 활용하지만 외주 생산(파운드리)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