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LG 대표 취임 이후 3년 동안 LG그룹 시가 총액이 69조원 이상 증가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배터리, 자동차 부품 등을 LG 미래 성장동력으로 키우며 부진한 사업은 정리하고 투자와 인수합병(M&A)에 나선 결과다. '뉴 LG'가 본궤도에 오른 것으로 평가된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자료에 따르면 구 대표가 취임한 2018년 6월 29일 LG그룹 상장사 시가 총액은 약 93조원에서 올해 6월 25일 기준 162조원(LX그룹 분사 예정 계열사 포함)로 약 69조원 늘었다.
LG그룹이 핵심 사업 위주로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편 덕분이다. LG그룹은 '40대 젊은 총수' 취임 이후 의사 결정 과정이 간소화되며 빠른 사업 추진이 가능해졌다.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가 없거나 부진한 사업은 과감히 정리했다. 2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LG전자의 휴대폰 사업 철수가 대표적인 예다. 이외에도 구 대표 주도로 LG그룹은 비핵심, 부진 사업 10여개를 과감히 정리했다.
LG는 사업 정비를 통해 얻은 여력을 신사업 확대를 위한 투자로 선순환을 일으켰다. 3년 동안 LG그룹은 신사업이나 미래 성장 동력엔 적극 투자와 M&A에 나섰다. LG디스플레이는 중국 광저우 공장과 경기도 파주 공장 투 트랙 생산체제를 가동, 생산 수율을 높였다. 프리미엄 TV 패널 생산은 전년 대비 두 배나 늘었다. 이 덕에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글로벌 올레드 TV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배터리 분야에서 세계 1위 생산 능력을 보유한 LG는 지난해 12월 LG화학 배터리사업 부문을 분할, 'LG에너지솔루션'을 출범시켰다. 배터리 사업 전문성을 강화하고 기업공개(IPO)로 사업 규모를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LG그룹은 전장 분야에서도 글로벌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LG전자는 오는 7월 글로벌 3위 자동차 부품 회사 캐나다 마그나 인터내셔널과 합작법인을 설립한다. LG전자는 인포테인먼트, 파워트레인, 인포램프 등 중심으로 전장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의 차량용 플라스틱 OLED, LG이노텍의 전장사업을 강화하며 계열사 간 시너지도 키웠다.
주력 사업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LG그룹의 전자·화학·통신 계열사 매출은 매해 1조원 이상 늘며 사상 최대 매출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인공지능(AI) 등 미래 기술 투자에도 앞장서고 있다. LG는 대기업 최초로 그룹 차원의 AI 연구 조직을 꾸려서 그룹 내 다양한 난제를 해결하는 AI 허브로 육성하고 있다. 철저한 체질 변화가 이뤄진 것은 빠르고 역동적 조직으로 변모시키려는 총수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로 평가된다. 변화를 위해 형식보다 가치에 집중하는 '실용주의'가 토대가 된 것으로 분석된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