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는 오래된 미래입니다.”
배기동 KT 공간·영상DX사업담당(상무)은 메타버스 열풍이 갑자기, 하루아침에 일어난 게 아니라고 말했다. 고객 수요는 꾸준하게 있었지만 시장이 미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배 상무는 KT가 메타버스 원팀을 통해 단순 체험 중심 메타버스가 아닌 '메타버스 이코노미'를 형성, 시장을 키우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메타버스 원팀은 '스몰 윈(small win)'을 추구하며 생태계를 확장하는 데 일조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배 상무는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기업이 코로나19로 힘들었던 상황을 회상하며 양방향 생태계 형성을 강조했다.
그는 “근래 VR 열풍이 불었지만 코로나19로 오프라인 매장이 문을 닫는 등 생각보다 시장이 커지지 않았다”며 “수익성을 제대로 확보하기 위해서는 크리티컬 매스를 이뤄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일회성에 그치는 단순 체험 중심 메타버스는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며 “공급자가 서비스를 내놓고 고객을 모아 일방향 시장을 창출하는 구조가 아닌, 바이어이자 크리에이터가 시장을 지속적으로 돌아가게 만드는 양방향 메타버스 이코노미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KT가 추구하는 디지코 기조와도 궤를 함께한다는 설명이다.
배 상무는 “사업자가 일방적으로 망을 구축하고 고객을 모았던 텔코에 비해 디지코는 고객과 만들어가는 성격을 띤다”며 “이는 수요를 포착하기 적합한 기조다”라고 말했다.
그는 국내외 메타버스 사례를 조사하며 '따뜻한 메타버스'라는 고객 수요를 찾았다.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DX)에서 자칫 소외될 수 있는 어린이와 노인까지 메타버스를 통해 아우르겠다는 복안이다.
KT는 현실 기반 매핑 기술과 터치·동작이 인식 가능한 센서가 포함된 '리얼큐브'라는 솔루션을 이용, 아동·노인 인지력 및 체력을 증진할 수 있는 메타버스 생태를 형성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VR, 라이프로깅, 거울세계, 가상세계 등 네 가지 메타버스 분류 중 거울형 메타버스에 주목한다. 거울형 메타버스는 디지털 트윈을 기반으로 형성, 게임이나 소통 영역에 머물렀던 메타버스를 실제 사업과 사회로 확산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KT가 진행한 홀로그램, 실감미디어 사업 등은 생태계 조성 시 기술적 동력으로 작용한다. KT는 P4G(녹생성장과 글로벌 목표 2030을 위한 연대) 국제행사에서 해외 발표자를 홀로그램 기술로 한국에 불러오는 텔레프레전스 기술도 선보인 바 있다.
배 상무는 “고객 삶을 편리하게 하는 동시에 산업 혁신을 이끌기 위해선 기술이 따뜻한 온도를 가져야 한다”면서 “사업 모델이든 공동 프로젝트든 작은 성공부터 시작해 지속 가능한 메타버스 생태계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손지혜기자 j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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