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우리 국제 위상 아주 높아졌다”...5부요인 초청해 순방성과 공유

박병석, 윤석열·최재형 겨냥 “기관장 처신 문제, 공직사회 영향 주지 않았으면”
김명수, “사회 각 부분, 이젠 정상 역할 할 때”, 유남석 “국민 각자에 선도국가 역할 기대”
김부겸, 전국민 재난지원금 요구한 의원들 많았지만...용서해주길“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헌법기관장 초청 오찬 간담회에서 박병석 국회의장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헌법기관장 초청 오찬 간담회에서 박병석 국회의장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30일 “우리나라의 국제적 위상이 아주 높아졌고 매우 커졌다”고 말했다. 지난 5월 미국 방문과 6월 G7 정상회의, 오스트리아, 스페인 방문 성과에 대한 평가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로 박병석 국회의장과 김명수 대법원장, 유남석 헌법재판소장, 김부겸 국무총리 등 5부요인을 초청해 오찬을 갖고 이 같이 말했다. 노정희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은 재판 일정으로 불참했다.

이날 오찬은 헌법기관장인 5부요인에게 방미와 유럽 순방 성과를 공유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문 대통령은 “지난번 방미도 그렇고 이번 G7, 또 오스트리아, 스페인 방문도 그렇고, 우리나라의 국제적 위상이 아주 높아졌고 역할도 매우 커졌다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코로나를 건너면서 훨씬 더 우리나라의 위상, 역할이 높아졌다는 것을 확연하게 느낄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특히 박병석 국회의장에게는 오는 9월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세계국회의장회의 참석 및 스페인 국회와의 교류 협력 강화를 요청했다.

스페인 방문 때 국회의사당 박물관에 전시된 '조선왕국전도' 관람 일화를 소개하면서는 “울릉도와 독도가 우리나라 영토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우리가 요청해서 보여 달라고 한 것이 아니라 스페인 측에서 미리 준비해서 그렇게 보여 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비롯한 방미 성과에 대해선 “기존 한미동맹의 군사안보, 그 동맹으로서 더 돈독하게 하는 것을 넘어서 방역에 대한 협력, 우리가 보유한 반도체, 배터리, 이동통신, 백신 같은 글로벌 공급망에 대한 긴밀한 협력을 요청했다”며 “기후변화 대응에 대해서도 양국이 긴밀하게 협력하자는 요청이 있었다”고 전했다. 한미동맹에 대해 군사안보 동맹을 넘어선 포괄적, 글로벌 동맹으로 발전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G7 정상회의 참석에 대해선 “방역과보건 협력 기후변화 대응에 대한 협력, 민주주의 포함한 열린 사회 협력을 주제로 G7 국가들과 나란히 어깨를 하면서 함께 협의를 할 수 있었고, 또 우리의 목소리를 낼 수가 있었다”고 돌아봤다.

오스트리아와 스페인 방문에 대해선 “두 나라 모두 이번 국빈방문을 계기로 해서 양자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시키면서 양국의 협력을 촉진하고 강화시키기로 합의했다”며 “관련 경제 포럼에도 여러 건 참석해 그 나라 경제인도 많이 만났다. 경제 협력에 대해 특별한 당부를 할 수 있었고 아스트라제네카와 독일의 큐어백 CEO와 만나 백신에 대한 협력 부분도 함께 협의를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위상과 역할이 크게 높아지고 커졌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자랑스러웠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헌법기관장 초청 오찬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부겸 국무총리, 유남석 헌법재판소장, 김명수 대법원장, 박병석 국회의장, 문 대통령.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헌법기관장 초청 오찬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부겸 국무총리, 유남석 헌법재판소장, 김명수 대법원장, 박병석 국회의장, 문 대통령. 연합뉴스

박 의장 등은 '대면 외교'가 얼마나 중요한지 일깨워 준 사례라고 화답했다. 박 의장은 한미정상회담에 대해 “한미동맹에 관해서 비판하고 의심했던 분들의 우려를 씻어낼 수 있는 아주 좋은 회담이었다”고 평가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대권 도전(또는 전망)에 대해선 “이제 대선 국면으로 접어들면 대선에 빨려 들어가서 국회나 행정부가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며 “행정부에서도 공직자들의 자세, 마음가짐이 대단히 중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특히 기관장들의 처신 문제가 우리 공직자 사회에 영향을 주지 않았으면 한다는 생각도 갖고 있다”고 우회 비판했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지금까지의 백신 접종률이라든지 국민들의 협조와 희생에 조금 고려한다면 각 국가, 우리 사회 각 부분이 이제는 정상적인 역할을 해야 될 때가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발언했다.

유남석 헌법재판소장도 “앞으로 국가기관들과 국민들 모두가 각자 영역에서 선도국가에 걸맞은 역할을 다할 것을 기대해 본다”며 “국가 위상을 드높인 대통령 노고에 감사드린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김부겸 국무총리는 “방심한 탓인지 요 며칠 사이 조금 확진자 수가 늘어나고, 특히 변이 바이러스라는 또 무서운 존재가 자꾸 거론되고 있어 바짝 긴장하고 있다”고 했다. 또 2차 추가경정예산안(추경안)에 대해선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하자라는 많은 의원 요구가 있었지만 정부가 그렇게 편성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을 용서해 주시기 바란다”며 “온 국민이 함께 코로나를 이기는 그런 성과물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