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유니콘 프로젝트'에 참여한 기업 가운데 기업공개(IPO)와 인수합병(M&A)을 통해 엑시트(회수)에 성공한 사례들이 늘고 있다. 기업가치 1조원대 유니콘 기업 육성이 K-유니콘 프로젝트 최종 목표이지만 중간에 엑시트에 성공하는 기업도 확대되면서 스타트업 생태계의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1일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K-유니콘 프로젝트 성과'에 따르면 지난해 하나기술, 엔젠바이오가 코스닥에 상장한 데 이어 올해 피엔에이치테크, 제주맥주가 코스닥 상장에 연이어 성공했다.
가장 먼저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하나기술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이차전지 극판, 조립, 활성화, 팩공정 설비를 턴키로 공급하는 곳이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등을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다.
엔젠바이오는 유전체 분야 진단 시약 제조·판매 전문기업으로 지난해 12월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주력 제품은 유방암, 난소암 등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 기반 정밀 진단 제품군이다. 올해 2월 코스닥 상장한 피엔에이치테크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소재 기업이다. 지난해 테스트 단계에 있던 제품들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양산에 들어가면서 고속 성장하고 있다. 이들 3개 기업은 모두 2019년 예비유니콘에 선정된 기업이다.
제주맥주는 2020년 예비유니콘 기업을 거친 수제맥주 1호 상장사다. 수제 맥주 시장에서 30% 육박하는 점유율을 확보하며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인수·합병된 사례도 눈에 띈다. 최근 카카오에 합병된 지그재그(회사명 크로키닷컴)는 지난해 예비유니콘에 선정되면서 성장동력을 키웠다.
K-유니콘 사업은 유니콘 후보군을 선정해 유니콘으로의 성장을 집중 지원하는 프로젝트다. 유니콘을 거쳐 엑시트에 성공해 '엑시콘'이 되는 모델이 소위 '대박' 사례지만 유니콘이 되기 전 중간에 엑시트하는 경우도 성공적 사례로 평가받는다.
유효상 숭실대 교수는 “엑시트는 '창업-투자-성장-엑시트-재창업·재투자'로 이어지는 스타트업 생태계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데 중요한 퍼즐”이라며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가 건전하게 발전하려면 유니콘 육성만큼이나 엑시트 활성화 정책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