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조선관청·궁중의례...가상현실로 부활한다

AR 글라스. 사진=킥스타터
AR 글라스. 사진=킥스타터

조선시대 관청인 '군기시(軍器寺)'가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기술로 되살아난다. 철거된 지 약 100여 년만이다. 경복궁에서 열렸던 다양한 궁중의례도 AR로 재현된다.

서울시가 문화재청, 우미건설, 제일기획과 함께 지금은 사라진 '군기시' '경복궁 궁중의례'를 AR·VR 등 디지털 기술로 복원해 재현하고, 문화관광 융복합 체험 콘텐츠로 개발한다고 6일 밝혔다. 내년 시민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시는 디지털 문화유산 복원으로 역사와 기술, 스토리텔링을 결합한 융복합 콘텐츠로 시공간을 초월한 체험기회를 제공하고 역사관광 새 모델을 만든다는 목표다.

현재 '군기시 유적전시실'이 있는 서울시청(신청사 지하 시민청 내) 내외부를 스마트폰으로 비추면 옛 군기시 모습을 생생하게 볼 수 있다. 경복궁 안에서 스마트폰을 비추면 궁중의례 장면이 화면에 재현된다.

조선 건국과 동시에 설립돼 무기 등 군수물자 제조를 담당했던 '군기시'는 서울시청 지하 '군기시 유적전시실' 내에 잔존한 유적 5채를 복원한다.

옛 군기시의 내외부 모습을 AR로 볼 수 있고, VR기기로 군기시 전체 모습을 조망해볼 수 있다. 서울시는 로켓 무기인 '신기전(神機箭)'을 비롯해 군기시에서 개발됐던 전통무기류를 체험해볼 수 있는 콘텐츠도 기획 중이다.

서울시는 디지털 복원을 통해 군기시 역사적 의미를 재조명하고 '군기시 유적전시실'을 관광자원으로 활성화한다는 계획이다.

'경복궁 궁중의례'는 경복궁 근정전에서 임금과 주요 관리가 국정 대소사를 논하던 조회(朝會)와 궁중잔치인 '연향' 등 다양한 궁중행사를 AR로 재현한다. 특별한 행사가 있을 때만 재현했던 궁중의례를 스마트폰으로 언제나 체험할 수 있다.

서울시는 앞으로 개별 디지털 문화유산이 통합 디지털 기술로 연결되는 '헤리티지 유니버스(Heritage Universe)'를 구축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2019년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에 의해 강제 철거됐던 '돈의문(敦義門)'을 104년 만에 AR·VR 기술로 디지털 복원한 바 있다. 비행하듯 성곽을 따라 한양도성을 즐길 수 있는 콘텐츠로, 이달부터 돈의문박물관마을 체험관(3층)에서 체험할 수 있다.

조인동 서울시 행정1부시장은 “역사와 테크놀로지, 스토리텔링이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체험 자원과 관광 자원을 지속 개발하겠다”면서 “민관협력 성공사례가 계속되어 코로나19로 침체된 관광산업이 활력을 되찾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