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연, 한약처방 '사물탕' 난임 예방·치료 효능 규명

한국한의학연구원(원장 이진용)은 유수성 한의약융합연구부 박사팀이 동물실험으로 사물탕의 노화 및 항암제 부작용으로 유발된 난임 예방·치료 효능을 입증했다고 7일 밝혔다.

사물탕은 숙지황, 당귀, 천궁, 작약 등 4가지 약재로 구성된 처방으로 불임증, 월경불순, 갱년기장애, 임신중독, 산후증 등에 쓰인다.

연구 성과는 국제 저명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와 에이징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고령(40주령)의 실험쥐에게 사물탕을 4주간 경구 투여한 후 노화로 인한 난소 예비력 감소와 배란된 난자의 질 저하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했다.

사물탕을 투여한 실험군의 경우 원시난포가 마리당 평균 14.3개로 무처치 대조군(6.2개)의 두 배 이상으로, 난소 예비력 감소가 억제됐다.

사물탕의 난임 개선효능 규명연구 결과
사물탕의 난임 개선효능 규명연구 결과

배란유도 후 건강한 성숙 난자 수도 실험군은 마리당 평균 1.1개로 무처치 대조군(0.1개)보다 많았으며, 교배 후 임신 성공률은 70%로 대조군(10%)에 비해 뚜렷하게 증가했다.

또 연구팀은 항암제로 난소기능저하를 유도한 실험쥐에게 4주간 사물탕을 경구 투여하고 다시 4주 후 항암제의 만성독성으로 유발된 난소 예비력 감소와 난자의 질 저하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했다. 사물탕을 투여한 실험군에서 배란유도 후 확인된 건강한 성숙 난자 수는 마리당 평균 6.8개로 무처치 대조군(3.7개)보다 많았다. 하지만, 난소 예비력 개선 효능에는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사물탕의 난소 예비력 및 난자 질 개선 효능의 작용기전을 규명하고자 난소 조직을 이용해 관련 유전자 발현을 파악할 수 있는 전사체 분석도 실시했다.

분석결과, 사물탕을 투여한 고령 실험쥐는 난포 성장을 조절하는 난소 내 RAS 신호 전달 경로 관련유전자 발현이 젊은 쥐와 비슷한 수준으로 회복됐고, 항암제로 난임을 유발한 실험쥐는 사물탕 투여 후 난자성숙과 관련된 유전자 발현이 정상 쥐에 가깝게 회복됐다.

유수성 박사는 “결혼연령 증가 등 여러 요인으로 난임도 예방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이번 연구결과를 토대로 사물탕과 체외수정시술을 병행하는 한·양방 통합 치료기술개발을 위한 임상시험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진용 원장은 “만성·난치성 질환 극복을 위해 한의약 기반의 치료기술 개발에 힘쓰고 있다”며 “국민의 건강하고 행복한 삶에 기여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