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오는 2025년까지 이차전지, 친환경 소재, 바이오신약 사업에 10조원을 투자한다. 과감한 투자와 포트폴리오 재편을 통해 기업 가치를 끌어올린다. 특히 이차전지 소재 부문에 절반이 넘는 6조원을 투자, '세계 1위' 전지 소재 회사로 도약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배터리 부문 자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을 올해 안에 추진하겠다는 일정도 밝혔다. 수소 분야로의 진출 가능성도 내비쳤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14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친환경 소재 △전지 소재 △글로벌 혁신 신약 등 3대 신성장 동력에 2025년까지 각각 3조원, 6조원, 1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신 부회장은 급성장하고 있는 전기차용 배터리에 탑재되는 전지 소재 투자에 초점을 맞췄다. △양극재 △분리막 △양극 도전재용 탄소나노튜브(CNT) 등을 적극 육성, '세계 1위 종합 전지 소재 회사'로 도약한다는 포부를 밝혔다.
양극재 생산능력은 2020년 4만톤에서 2026년 26만톤으로 약 7배 늘린다. 이를 위해 올해 말 연산 6만톤 규모의 구미공장을 착공한다. 또 양극재 재료를 안정적으로 수급하기 위해 광산업체와 조인트벤처(JV) 설립을 추진한다.
신 부회장은 “광산 및 제·정련 기술을 보유한 업체와 다양한 협력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면서 “메탈 소싱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분리막 부문은 관련 기술을 보유한 기업 중심으로 인수합병(M&A)과 JV 등을 검토한다. 또 글로벌 생산 거점 구축도 추진한다. CNT 부문은 생산 규모를 2021년 1700톤에서 2025년까지 3배 이상 확대한다. 지난 4월 양극 도전재 시장 공략을 위해 준공한 1200톤 규모의 2공장에 이어 올해 안에 3공장을 착공한다.
신 부회장은 배터리 사업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의 기업공개(IPO)에 대해 “빠르면 올해 안에 상장할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상장이 되더라도 LG화학이 지분 70~80% 이상을 보유, 계속 사업 경쟁력과 주주 가치를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친환경 소재 사업은 △바이오 소재 △재활용(Recycle) △신재생에너지 소재 등으로 나눠 육성한다. 바이오 소재 부문은 세계 최초로 친환경(Bio-Balanced) 고흡수성수지(SAP), 폴리올레핀(PO), 폴리카보네이트(PC) 콤파운드 등을 이달부터 본격 생산해서 글로벌 고객사에 공급한다. 또 생분해성 플라스틱인 PBAT의 역량 강화를 위해 올해 생산설비를 착공한다. 이와 함께 옥수수 전분 성분의 친환경 수지 PLA 등 친환경 원료 확보를 위해 국내외 원료 업체와 JV 설립을 적극 추진한다.
재활용 부문은 폐플라스틱 순환경제 구축에 집중한다. 기존 PC와 아크릴로니트릴부타디엔스타이렌(ABS)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고, PO 및 폴리염화비닐(PVC)까지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한다. 이 밖에 스타트업 '이너보틀'과 에코 플랫폼을 구축해 올해 하반기에 화장품 용기 플라스틱 자원을 100% 선순환시키고, 재활용 기반의 기술 확보에 나선다. 신재생에너지 소재 부문은 태양광 패널용 폴리올레핀엘라스토머(POE), 에틸렌비닐아세테이트(EVA) 등 신규 사업 기회를 발굴한다.
이와 함께 글로벌 신약 회사로 도약한다는 비전도 밝혔다. 생명과학사업본부는 2030년까지 혁신 신약 2개 이상을 보유해 미국, 유럽 등 선진 시장에 진출한다.
신 부회장은 수소 사업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수소 생산·유통은 비즈니스가 아니기 때문에 심각한 검토는 하지 않는다”면서 “그러나 수소 경제의 전 밸류체인에서 굉장히 중요한 소재 솔루션 측면에서 LG화학의 기술력이 기여할 수 있는 바가 많다고 보고 그 관점에서 면밀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진출 가능성을 언급했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